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이탈하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추정치가 나왔다. 그리스 최대 은행인 그리스내셔널뱅크(NBG)는 29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 이탈은 엄청난 삶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NBG는 또 유로화 대신 도입될 새 통화는 명목가치 기준으로 65% 평가 절하되고, 실업률도 지금의 21%에서 34%로 치솟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이탈과 동시에 30%로 폭등하고 이후에도 계속 오를 것으로 우려했다. 또 그리스가 외채 대부분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이 은행은 지적했다. NBG는 이런 추정들은 유로존의 `통제된 이탈`을 전제로 한 것일 뿐, 그렇지 않은 이탈 효과는 이들보다 "훨씬 나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스 정부는 전날 NBG와 알파뱅크, 유로뱅크, 피레우스뱅크 등 4대 시중은행에 모두 180억유로의 자본을 투입했다. 이 자금은 유로존이 약속한 2차 구제금융 중 은행 자본확충용으로 배정된 몫 중 일부다. 그리스 은행권은 최근 20일간 모두 25억유로의 예금이 빠져나가는 등 유로존 이탈 우려가 커지면서 자금난이 심각해지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이와 관련, 현지 언론들은 은행 자본확충용으로 그리스에 앞으로 추가 지원될 30억유로를 미리 지원받아 국고 고갈을 막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총리는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달 말이면 국고에서 유로화가 바닥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라엘 브레인어드 미국 국무부 대외담당차관은 전날 아테네를 방문해 게오르게 자니아스 재무장관과 만나 그리스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리스 재무부는 면담이 끝난 후 내놓은 성명에서 "최근의 유럽과 그리스 상황에 관한 얘기들을 나눴다"고 짤막하게 언급했다. 브레인어드 차관은 아테네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페인 마드리드,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등을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는 "브레인어드 차관이 유럽 고위 정부관계자들과 유럽 경제안정과 성장 계획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녀의 이번 유럽 순방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해 개입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한 뒤 이뤄져 주목을 끌고 있다. 한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최근 그리스를 비난하는 듯한 뉘앙스로 발언한 것을 못마땅해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탈세를 하는 매우 엄청난 부자 그리스인들이 있고, 이런 상황이 받아들여져선 안 된다는 점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리스인들에게) 더 못사는 아프리카인들과 비교해 당신들의 상황을 보라`고 말하는 건 최선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최근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그리스인들이 언제든지 탈세하려 든다는 걸 잘 안다"고 언급하고 그리스 일각의 `구제금융 재협상` 요구에 대해 "아프리카에서 책상을 나눠쓰고 교실이 모자라 하루 2시간만 공부하는 어린애들이 그리스 사람보다 더 도움이 필요하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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