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달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백악관에서 단독 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안했지만 푸틴이 이를 일축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푸틴 대통령의 외교정책담당 보좌관인 유리 우샤코프는 29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취임 직전이었던 이달 초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초청 서한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유샤코프는 "지난 2일 오바마가 서한을 보냈다"면서 "그는 심지어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와 별도로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취임 직후 각료인선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며 지난 18∼19일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G8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대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보냈다.
국제사회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유럽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 강행과 러시아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미국의 비판 등에 불만을 표시하는 차원에서 방미를 거부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 때문에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불참키로 하자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관측이 확산돼 왔다.
그러나 우샤코프는 푸틴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거부`한 것은 아니라면서 푸틴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8∼9페이지에 달하는 장문의 답장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유샤코프는 "푸틴 대통령은 대미 관계가 안정적이고 원만하며 건설적인 방향으로 활발하게 발전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미국도 이런 태도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양국 간 불화설을 부인했다.
양국 정상은 다음 달 멕시코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참석해 별도의 양국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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