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금요일(6월1일)로 예정된 미국 노동부의 5월 실업률 및 일자리 증감 통계 발표에 미국 정치권과 경제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실업률이 `마(魔)의 벽`으로 알려진 8% 선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깨지느냐에 따라 대통령 선거를 6개월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정가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오는 동시에 뉴욕과 세계 증시도 이에 맞춰 한차례 파동을 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미국 실업률은 8.1%로 3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보다 0.1%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재선을 노리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캠프나 백악관 탈환을 꿈꾸는 공화당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진영 모두에게 썩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수치였다.
어느 한 쪽의 패배를 점치거나 승리를 낙관할 정도의 숫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실업률은 지난해 5월 9.1%에서 6월 9.2%로 뛰었다가 7월 다시 9.1%로 내려간 뒤 8~9월 같은 수치를 유지했고 10월 9.0%로 다시 떨어졌다.
이어 지난해 11월 8.6%로 예상 밖의 큰 하락폭을 기록하고 나서 12월 8.5%, 올해 1월 8.3%, 2월 8.3%, 3월 8.2%, 4월 8.1% 등으로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태다.
고용 지표 개선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주고는 있지만, 오바마 취임 당시의 7.8%와 비교하면 아직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2009년 2월 이후 3년 이상 8%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어 `1948년 이후 최장 기간 고실업률`이라는 불명예 기록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꼬리표처럼 붙어 있고, 매달 그 기간이 늘어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8%의 벽은 5월에도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68명의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한 5월 고용지표 설문조사에서 실업률 예측치가 평균 8.1%로 집계됐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4월 수치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일자리는 평균해서 15만개 증가할 것으로 이들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지난 6개월간 가장 적게 늘어났던 4월(11만5천개)보다는 많은 것이고 고용 시장의 점진적인 회복으로 해석될 수는 있지만, 오바마ㆍ롬니 어느 쪽에 결정적인 호재나 악재가 되지는 못하는 수치인 셈이다.
뉴욕 BNP파리바의 북미 담당 줄리아 코로네이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 시장이 좋아지고는 있다. 그러나 경기 회복을 좀 더 강하게 견인할 정도의 고용 창출은 아니다"라며 "유럽의 상황 악화를 막는다면 하반기 좀 더 많은 고용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의 전망이 적중한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대선 출정식을 하기 전날 나온 4월의 `애매한 수치`를 놓고 그랬듯 양측은 또 한 차례 "뒤로 가느냐, 앞으로 가느냐"의 설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이 수치를 제시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며, 향후 4년을 뒤로 가는데 허비해서는 안된다. 지금 후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이에 대해 "진전이라고 할 수 없으며 매우 실망스럽다. 미국인들은 4년 전과 비교해 살기 힘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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