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원전은 지난해 9월부터 가동을 중단하고 예방 정비에 들어갔다. 이때에 일부의 전열관만 교체하면, 예정대로 가동을 하여 전력을 제대로 공급을 한다는 발표를 했다. 그러나 정비 도중에 전열관의 균열이 발견되어, 정비기간을 지난 4월까지로 연기를 했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원전 당국이 원하는 대로 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수리 도중에 추가 결함이 발견되어 2013년까지 가동을 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3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울진 4호기의 손상이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판단, 증기발생기를 교체하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를 했다. 울진원전 4호기의 발전용량은 100만kW로, 웬만한 화력발전소 두 곳의 발전용량과 맞먹는다.
한수원에 따르면 울진4호기 정비과정에서 증기발생기 내부 1만6,000여개의 전열관 중에 상당수 미세균열이 계속해서 발견되어 아예 교체하기로 했다. 이 같은 심각한 내용을 곧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고, 교체키로 했다. 하여튼 잠정 결정이라는 수사적인 표현을 했으나, 사태가 심각한 것만은 틀림이 없다고 하겠다.
이에 대해 울진원전 관계자는 어차피 내년 9월까지 울진4호기의 전열관을 교체할 계획인데 추가로 발견된 것이다. 이어 결함이 심각하다면, 교체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위와 같은 관계자의 말을 들으면, 지극히 당연한 말을 하고는 있는 것 같아도, 국민이 듣기에 부아가 치미는 느낌이다.
얼마 전에도 전열관 몇 개를 표본 조사한 결과, 전체 가운데서 몇 개만 교체하면, 괜찮다는 뜻을 말한바가 있었다. 원전당국의 발표이니, 우리가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럼에도 지금에 와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태도가 너무나도 태연한 것과 같다. 기다려야 하는 것은 원전 관계자가 말하지 않아도 우리가 알고 있다. 우리가 진정으로 알고 싶은 것은 안전이다. 정말로 안전한가를 다시 묻는다. 그리고 전열관만 교체하면, 이제부터는 아무 탈 없이 원전이 잘 돌아가는가도 다시 묻는다.
현재 우리나라 발전설비 용량은 7,943만kW이다. 발전 총 용량에서 피크 타임의 수요량을 빼면, 예비전력은 700만kW 수준이다.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해마다 전력수요가 5%가량이 늘어난다고 한다. 이에 따라 울진 4호기의 가동 중단을 감안하면, 예비전력이 400만kW 이하로 떨어지면 각종 비상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러나 한수원 당국은 올 여름의 전력 비상대책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4호기를 고치는 중에 있으니, 그 다음의 문제는 국민들이 알아서 하라는 막무가내 식으로 나가는 듯하다. 우리가 생각하기로는 전력 생산당국이 올 여름 어느 시간대에 예비전력 비상이 걸리니, 어떻게 전기를 절약하라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쯤은 말하는 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 또한 절약 방법도 우리가 생각하건데 원전 당국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본다. 전력 생산과 절약은 다른 말인 것 같아도 달리 생각하면, 동일한 말이다. 이를 한수원은 어찌 생각하는가. 동의하는가.
그리고 고리1호기도 문제투성이가 아닌가. 오는 6월 국제원자력기구의 특별 점검을 거쳐 재가동 여부가 결정된다고 한다. 또한 울진3호기는 4호기와 비슷한 증기발생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정비 기간 중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한다. 어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는 한수원이다. 한수원이 국민들을 걱정시켜서야 되겠는가. 안 그래도 국민들은 현재 걱정꺼리가 태산 같기만 하다. 그리고 에너지경제연구원 정한경 전력정책연구실장은 2009년 기준으로 우리 국민 당 연간 전력 소비량은 8,092kW로써 일본의 6,975kW보다 많다. 공장이나 대형 빌딩에 특정 시간대 절전을 요구하는 수요 관리를 통해 하루 200만~300만kW의 전력을 줄일 수가 있다고 말했다.
절약 시간대에 대한 구체성이 전혀 없다. 우리가 알기에 절약시간대와 발전시간대는 정비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사회가 절약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었다. 예를 들자면, 한창 더울 때에 절약해야 절약효과가 극대화한다. 그러나 이 정도가 아닌 구체성을 띈 실천 방안을 우선 내놔야 한다. 또한 일반 가정에서 전기용품을 어떻게 하면 전기를 보다 절약할 수가 있다는 현실가능하고도 곧바로 실천할 수가 있는 방안을 한수원 당국이 우선 말해야 한다. 교체하니, 그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한다면, 화가 치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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