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개최 둘째날인 21일, 미국 시카고 시민들의 월요일 출퇴근길에 비상이 걸렸다.
시카고 시는 나토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9일부터 폐막일인 21일까지 3일간 시카고 도심과 오헤어국제공항 인근의 주요도로를 폐쇄하고 일부 버스와 전철 노선의 운행도 잠정 중단했다.
19일과 20일은 주말이어서 영향이 크지 않았으나 21일에는 많은 직장인들이 일터를 오가는데 큰 불편을 겪었다.
교외 지역 거주자들의 주요 출퇴근 수단인 통근열차 `메트라(Metra)`는 26개 역을 임시 폐쇄 조치하고 일부 노선은 운행이 제한됐다.
가로·세로 각각 15인치(약 38cm) 이상인 가방 소지는 금지됐고 커피와 물 등 음료수 반입이 허용되지 않았으며 승객들은 공항 수준으로 강화된 보안검색을 받았다. 또 탑승객이 모두 하차한 열차는 폭발물 탐지견의 점검을 받았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인터넷판을 통해 "일부 시민들은 통근 열차에 오르기 위해 힘든 과정을 거쳤지만 일부는 아예 통근 열차가 운행되지 않아 대안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한 시민은 "회사까지 닿는 버스노선이 있기는 하지만 도심 진입로인 레이크쇼어드라이브가 폐쇄돼 그나마 이용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평소 북적이던 도심의 주요 역사는 마치 연휴 때처럼 한산했고 열차 내부도 자리가 텅텅 빈 채 운행됐다.
보안경계령에 영향을 받지 않은 일부 승객들은 "러시아워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평소보다 훨씬 더 편안하게 출근했다"고 말했다.
메트라 측은 평소 900~1천명이 탑승하는 열차 당 승객 규모가 이날 오전에는 3분의 1 이하로 줄었다고 밝혔다. 일부 노선은 승객이 평소의 10%에 불과했다.
시카고 시는 나토정상회의 기간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 애들러 천문대, 쉐드수족관, 필드뮤지엄 등 시카고 주요 명소를 임시 폐관했다. 일리노이 총무처 등 시카고 도심의 일부 관공서도 휴무 결정을 내렸다.
일부 은행은 시카고 지점 영업을 임시 중단했고 시카고 도심에 캠퍼스를 둔 일부대학들도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또 보잉(Boeing)과 에이온(Aon) 등 일부 기업은 직원들에게 월요일 재택 근무를 허용했다.
나토정상회의는 이날 오후 2시에 막을 내렸지만 각국 정상들이 오헤어공항을 통해 시카고를 빠져나가는 오후 6시까지 통제가 계속돼 일부 시민들의 불편은 퇴근길에도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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