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을 휩쓸고 있는 고병원성 AI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국내 연구진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북쪽에서 날아온 철새 중 이례적으로 많은 개체가 AI(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돼 있는 것이 그 단서라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많이 녹으면서 북쪽 근처 철새번식지에서 바이러스 활동이 왕성해졌고 철새들이 광범위하게 바이러스에 노출된 탓으로 보고 있다.고병원성 AI가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인체에 감염되면 치명적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998년 이후 세계적으로 1천722명이 고병원성 AI에 감염돼 이중 45%인 785명이 사망했다.현재 국내에서 유행중인 H5N6형의 경우 중국에서 17명이 감염돼 10명이 숨진 사례가 있다. 이렇게 갈수록 독해지는 AI가 드디어 경북지역에도 상륙하고 말았다.경북도에 따르면 경산시 하양읍 환상리 남하교 하류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큰 고니 한 마리의 사체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됐다. 이로써 AI는 발병 한 달여 만에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이 AI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올해 고병원성 AI는 이전과는 달리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역시 엄청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특단의 방역대책이 요구되는 이유다.상황이 이처럼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탄핵정국에 휩싸여 갈팡질팡하면서 AI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 고취와 공조체제 구축에 일사불란함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사상최대 기록 중인 피해규모이다. 올해 AI로 인해 살처분 가금류가 1개월여 만에 2천여만 마리에 육박하고 있어 지난 2014년 발생한 AI로 23개월 동안 총 1천937만 마리 규모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여기에다 확산 속도마저 최고의 전파력을 보이고 있다. 경북도는 그나마 아직 큰 피해를 입지 않고 있으나 축산 농가를 지키기 위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방역과 출입통제, 가금류의 이동금지 등 방역활동이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 행정력도 가능한 최대지원과 동원을 서슴지 말아야 한다.아울러 AI 악순환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장단기 대책마련은 물론 아시아지역 국제간 공조 역시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