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산업 육성의 필요성임진왜란 전까지 조선은 말 그대로 말의 천국이었다. 전국 139곳의 국영말목장이 설치돼 말을 관리했다. 하지만 임란이후 급격히 쇠퇴해 포항을 비롯한 몇 곳에만 설치돼 운영되다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모두 자취를 감추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군수용 말이 필요했던 일본은 개인의 말 사육을 금지하고 모든 말을 국가에 귀속시키게 된다. 이후 말은 한국인들과는 점점 더 멀어져갔고 그저 귀족이나 즐기고 경마에서 배팅하는 것 외에는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된다. 하지만 서구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말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거듭한 결과 그 어떤 산업보다 활성화돼 각종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 재활에 가장 뛰어난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 중요성 더욱 더 강조되고 있다.말관련 산업의 현황과 전망말의 소개인류가 말을 사육한지 약 5,000년이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유적으로 보여 지는 마굿간의 구조나 화석으로 나타나는 귀리의 모습에서 말을 관리 하는 것이 별로 달라지지 않았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기마 민족이라는 자긍심외에는 말에 관해 별로 남은 것이 없다. 만약 말을 키우고 싶다면 사료는 어디서 구하며 마구는 어디서 어떤 것을 구해야 하는지 소를 사육하는 것 같이 쉽지 만은 않다. 말 산업현황우리나라의 경우 2012년도에 「말산업육성법」이 발효되면서 말산업이 농어촌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줄 미래의 성장산업으로 급격히 떠오르고 있고 사육두수와 승마에 대한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는 있지만 해외의 사례 비한다면 아직은 조족지혈(鳥足之血)수준이다. 해외선진국 사례를 살펴보면 말 산업 하나만으로 도시 전체의 경제를 움직이는 곳도있을 뿐 아니라 관련 산업 파급효과도 커 미국의 경우만 해도 연간 파급효과를 100조 원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포항도 제철산업 이후 전략산업으로 해양관광과 함께 말관산업 육성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정부는 2019년 초에 영천경마장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런 호기에 영천과 가까운 포항 기계 지역을 영천경마장 배후산업단지로 조성해 휴양마센터, 경마 육성목장 등 말사육업, 사료 공급업 등 경마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산업을 육성해 나간다면 포항은 그야말로 말산업과 관광이 융화된 말산업 복합 관광단지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승마 관심도 증가추세2012년 5월 기준으로 주요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승마 동호회의 수는 민간 432개, 지자체 혹은 승마협회 및 관련 단체 55개 등 총 566개로 알려져 있으며 승마 동호회에 가입한 회원 수는 총 83,451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한, 정부 지원 승마교육 프로그램 2011년 12,045명, 2015년 승마활동 잠재시장 규모는 268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그 숫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국내 말 산업 현황2012년 한국갤럽조사에 따르면 국내 말 산업 총 산출규모는 3조3,478억원이며 전국 말 사육 두수는 30,058마리로 2009년에 비해 1,340마리가 증가 하였고 2000년 이후 연평균 11.1%씩 증가하고 있다.2011년 농림수산식품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국의 말 사육농가수는 1,929농가이며 승마장수는 116개소로 시․도별로는 경기가 36개(31%)로 가장 많고, 제주 29개(25%),경북13개(11%), 충남 10개(8.6%)등이 뒤를 이었다.국외 말 산업 현황국외의 경우 말이 경마, 승마, 마술경기, 트래킹 및 장애인 재활 치료 이외에 반려 동물로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사육두수가 가장 많고 일본에 이어 한국이 그 뒤를 쫓고 있지만 일본은 고급말 생산이 많아 산업면으로만 놓고 본다면 일본이 가장 큰 아시아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미국의 경우 세계 최대의 말 산업 국가로 말산업의 경제기여 효과는 1,015억 달러 수준이며 말 산업 참여 인구는 460만명 정도 알려지고 있다. 또한, 독일은 세계 최고 승마선진국으로 약 7,600개소의 승마장이 운영 되고 있고 말 산업의 산업 규모는 50억 유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말 3~4두 당 1명의 고용 창출을 하고 있고 승마인구 170만명, 물품 및 서비스 업체 1만개로 세계최고의 말산업 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외에도 프랑스의 경우 경마와 승마가 균형적으로 발전하였으며 약 6,400개의 승마클럽이 운영되고 있고 승마 인구는 150만 명이며 말 산업 규모는 109억 유로 수준으로 제3의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말산업의 실패사례지역에서도 말 산업과 관련된 노력이 없진 않았다. 상주과 구미의 경우 말산업을 육성한다는 목적으로 승마장을 건설했고 포항대학에는 2016년까지 말산업 레저스포츠과가 존재했으며 전 포항시장이 양덕동에 승마장 건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주와 구미의 경우 별다른 대책 없이 승마장을 개설해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고 포항대 말관련 학과는 말에 대한 이해부족과 학생 수 감소, 적자를 이유로 학과가 폐지됐다. 또한 시민들의 이해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됐던 포항 승마장건립은 결국 무산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위의 실패요인을 분석해보자면 잘못된 수요예측과 일방 통행적 행정이 낳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포항시 말산업 육성 방향 FTA와 농촌의 소득감소 등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산업화 초기단계에 있는 말 산업을 포항지역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육성할 필요성이 점점 대두되고 있다.특히 말 생산업, 사육업, 교육, 조련업, 장제업, 재활 승마지도업, 경마산업 등 다양한 말 산업 분야 중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말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이를 위해 포항지역에 공공승마장, 말 생산농가 육성 등 말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승마체육활동을 늘리는 것은 물론 어린이 승마체험확대와 장애인 재활을 위한 재활승마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이 모든 활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말 관련 시설확충이 선행돼야 한다.시는 이를 위해 말 생산 기술을 보급하고 공공승마장을 건설해 승마에 대한 접근성을 키워 나가는 것은 물론 지역관광과 연계한 복합단지를 조성해 지역을 ‘승마 메카’로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이외에도 말 산업 전문 인력 양성프로그램을 운영해 말 수의사, 승마지도사, 장제사(말 편자를 만드는 장인) 등 전문 인력을 키워나가고 말고기 생산과 유통을 위한 방안마련도 병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말 산업이 지역에 미치는 효과지역에 이러한 말과 관련한 기반시설이 갖춰지고 관련인력이 양성될 경우 포항은 포스트 포스코를 위한 기반이 마련되면서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먼저 말 산업 배후단지와 관련된 연구, 교육기관, 학교설립으로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자연스럽게 고용이 늘어날 것이고 연관 산업과 농어촌형 승마 관광 등이 함께 성장하면서 지역 경제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또한, 철강도시란 굴뚝 이미지를 탈피해 포항을 그린과 힐링의 친환경 이미지로 포지셔닝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아직 시작도 못한 말 관련 산업을 포항의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해야 하는 이유다.[경상매일신문=최성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