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면서 이제는 헌법재판소로 국민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가장 큰 궁금증은 뭐니 뭐니 해도 헌재 재판관들이 한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보수적인 성향이라는데 있다. 과연 6명 이상의 재판관이 찬성해 탄핵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헌재 재판관들은 한국의 법조인 중에서 법적 식견이 가장 뛰어나고 헌법정신을 재판으로 실현하는데 가장 적합한 인물들로 선발 구성되어 있다.우리 공동체에 대한 순수한 애정과 애국심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촛불의 민심도, 또한 말없이 묵묵히 생업에 종사하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마음의 촛불을 켠 다수 국민들의 마음도 헤아리고 있을 것이다.대통령의 탄핵문제를 무엇보다 엄중하게 받아드릴 것으로 본다. 박한철 헌재소장의 임기가 내년 1월 31일에 만료되고 이정미 재판관은 3월 13일 퇴임을 앞두고 있다.이렇게 되면 내년 2월부터는 이정미 재판관이 헌재소장 대행자가 되는데 그가 3월에 퇴임하는 경우 헌법상 그 후임자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명하게 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하게 된다.이럴 경우 내년 2월부터는 8명의 재판관이 심리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탄핵심판 절차가 길어질 것이라는 예측은 하지 않아도 된다.현재 우리 현실은 격한 풍랑 속에서 국가의 존폐를 염려해야할 지경이니 만큼 어찌 헌재 재판관들이 태연하고 무심하게 심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겠는가?그들의 높은 식견이나 공동체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미루어볼 때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는 슬기로운 결론을 내릴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헌재는 세계에서 가장 자랑할 수 있는 우리의 사법기관이다. 헌재의 위엄을 믿어보자. 헌재는 결코 우리의 소망과 기대 그리고 민주공화국의 이념과 국민주권주의를 배반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그러므로 정치권은 물론 국민 모두는 마음을 허물고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난국을 해소하는데 마음을 보태야 할 것이다.헌법재판소가 국회의 박대통령 탄핵결정을 무조건 받아들이라는 반 헌법적 협박이 난무하고 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국정정상화를 위해 헌재의 탄핵소추를 조기에 인용해야 한다고 했다.국민의 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한발 더 나아가 헌재는 밤을 새고 주말을 반납하더라도 내년 1월 안에는 판단해야 한다며 구구한 법조항을 고민할 이유도 없다고 했다.모두 헌재의 독립성을 부정하는 매우 위험한 발언이다. 입법기관인 국회에 몸을 담은 자들로써 상식이하의 발상이다. 국회는 헌법에 따라 박대통령의 헌법위반을 탄핵했다.남은 절차는 탄핵사유가 사실과 부합하는지 어떠한 법률을 위반했는지를 헌재가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헌재 재판관들은 오직 증거에 입각해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이는 재판관의 몫이다.또 하나는 헌재를 겁박하는 그 어떤 외부적 압력도 있어서는 안 된다. 이는 정치권과 국민 모두의 몫이다. 헌재가 야당이 요구하는 대로 판단해야 한다면 헌법재판제도를 둘 이유가 없다. 촛불 또한 헌재를 겁박해서는 안 된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은 헌재가 집중 심리를 통해 이번 달에라도 탄핵을 인용할 수 있도록 압박하는 여러 움직임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고했다.정치권에 헌재를 엄중히 감시하라고 촉구할 것이라고도 했다. 군중의 힘으로 법치를 뒤엎겠다는 발상이다. 야당과 촛불은 모두 이성을 잃고 있다.이래서는 결코 안 된다. 말없이 가슴에 촛불을 켠 다수의 국민들도 대한민국의 주권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박진성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