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곳곳에서 언급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 국제 분업이 사라지며 무역량 줄고, 인건비 싼 나라로 빠져나갔던 선진국 제조업의 리쇼어링(reshoring) 현상 발생하는 등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가 열려 세계질서가 급변 할 것이라고 한다.수력과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시작된 18세기의 1차 산업혁명은 사람의 수고를 덜어줘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 전기동력에 의한 대량생산체제가 갖춰짐으로써 시작된 20세기의 2차 산업혁명은 육체노동자의 일자리를 크게 위협했다. 사람이 하던 단순 업무를 기계가 대체하면서 육체노동자의 일자리가 크게 위협을 받은 것이다. 정보통신의 발전과 컴퓨터 기반의 자동화로 대변되는 3차 산업혁명에서도 이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면 4차 산업혁명을 어떤 것인가?그간 글로벌 사회에서 오르내리던 유비쿼터스(Ubiquitous),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유전공학, 뇌과학 등을 총망라하는 변화의 흐름이 4차 산업혁명을 불러 온다는 것이다.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다룬 올해 세계경제포럼에서 포럼의 창립자이자 회장 클라우드 슈밥은 이렇게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이 쓰나미처럼 밀려올 것이다.” IT와 과학이 융합된 신기술들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현실과 가상 세계의 구분이 사라지고 충돌되며 인류에게 기회이자 동시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독일의 세계적 스포츠회사인 ‘아디다스’. 누구나 알고 하나 쯤은 가지고 싶어 하는 스포츠 브랜드다.그 아디다스가 최근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 1933년 중국, 동남아로 옮겼던 공장을 23년 만에 다시 독일로 되돌렸다. 아디다스가 ‘Made in germany’ 신발을 만들기 위해 세운 공장의 이름은 ‘스피드 팩토리’(Speed Factory). 독일로 돌아온 아디다스는 첫 제품 ‘아디다스 퓨처크래프드 M.F.G.’를 선보였다. 그런데 이 공장은 이제껏 신발공장과는 전혀 다르다.스피드 팩토리에서는 사람대신 로봇이 원단을 오리고 3D프린터로 부속을 만들어 꿰매고 붙인다.이 공장을 만들기 위해 아디다스와 독일 정부, 아헨 공대가 3년 넘게 합작했고 소프트웨어, 센서, 프레임 제작업체 등 20곳 이상 기업이 공장 시스템 구축에 참여했다.이 공장이 특별한 것은 다른 신발공장처럼 똑같은 소재, 똑같은 디자인의 신발을 계속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이 주문하면 로봇이 원단 직조에서 마감까지 순식간에 해치운다.신발 스타인, 깔창, 소재, 색깔, 심지어 신발 끈까지 고객 한명이 원하는 그대로 완전 맞춤형(customized)으로 생산된다.런닝화를 예로들면 과정은 이렇다. 고객이 홈페이지에 접속해 다음의 순서에 따라 선택한다. 스타일(조깅화, 레이싱화, 쿠션화, 안정화 등 유형선택), 디자인(아디다스가 기본 디자인을 제공하고 고객이 추가로 변형가능), 깔창(충격완화용, 경량 중 택1), 외피(매쉬, 망사, 인조가죽, 합성수지 등 선택), 색상(신발 부위별 아디다스가 제공하는 색상 선택), 신발 끈(신발의 모양과 용도에 어우리는 신발 끈 선택)고객의 주문이 끝나면 24시간 인터넷에 연결된 공장 생산라인이 가동된다. 현재 독일 나스바흐 스피드 팩토링에는 2개 생산라인에 각 6대의 로봇이 있다. 로봇들이 신발 한 켤레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5시간. 현재 아디다스 동남아 공장에서 같은 공정으로 신발 하나를 만드는데 3주가 걸린다. 스피드 팩토리의 생산량은 연간 50만 켤레다. 그런데 이 50만 켤레를 생산하기 위해 배치된 인력은 단 10명 뿐이다. 기존 공장에서 50만 켤레를 만들려면 공장근로자가 600여명이 필요하다.아디다스는 이처럼 로봇과 3D프린터를 통한 생산으로 급변하는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다. 디자인에서 매장 진열까지 통상 1년6개월이 걸린다. 스피드 팩토리는 전체과정을 10일 이내로 단축시킬 수 있다.재고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주문이 들어온 제품만 그때그때 만들기 때문에 소비자는 자신만의 신발을 신을 수 있고 아디다스는 악성재고를 남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굳이 저임금의 동남아 등에서 대규모 공장을 짓고 생산할 필요도 없다. 소비되는 지역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제조업 규칙을 바꾸려는 것이다. 로봇 생산으로 생산에서 배송까지 현재 6주에서 24시간으로 단축이 가능하다. 시장이 있는 곳에서 완전 자동화된 중소형 공장을 짓는 것이 새로운 유행이 될 것이다.그와 동시에 일자리도 스피드하게 사라질 전망이다. 아디다스는 유지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로봇공장을 늘리고, 동남아와 중국으로 이전했던 생산시설을 본국으로 불러들을 채비를 하고 있다. 아디다스 사례에서 보았듯 파괴적 혁신이 시작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 분석, 산업구조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