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대구겨울연극축제`가 오는 30일부터 12월 11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는 `봄을 짓는 겨울`이라는 주제로 대구지역의 대표적인 극단 3팀과 서울 1팀 총 4개 단체가 8일간 함께 한다.
첫 번째 작품은 김세한 작품의 `니 애비의 볼레로`로 오는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이틀간 저녁 7시 30분에 선보인다. 극단 백치들이 공연하는 이 작품은 `소외의 겨울`이라는 부제로 연출자 안민열이 이끈다. 30대 초반 단원들의 패기와 열정, 그리고 차세대 연극인들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니 애비의 볼레로`는 다문화 가족,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이를 통해 우리라는 테두리에서 배제된 계층에게 주어지는 냉소적인 시선과 사회 폭령성, 그로 인한 출구 없는 절망을 애잔하게 그린다.
두 번째 작품은 김신후의 `삼도봉 미스터리`로 오는 12월 3~4일 오후 4시에 공연한다. 극단 처용이 공연하고 연출가 성석배가 함께하며 현대 사회의 겨울을 풍자한다. 이 공연은 미스터리 코미디 장르로 이야기배경인 경상북도, 전라북도, 충청북도가만나는 삼도봉에서 시체를 둘러싼 미궁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인 네 명의 농민들이 살인용의자로 지목되면서 벌어지는 포복절도한 상황과 수사과정 중에서 농촌의 절박한 현실이 잘 버무려진 작품이다. 동시에 일면식조차 없이 살아가는 현대 사회의 모습에 대한 실할 한 풍자와 비판이 숨어 있다.
세 번째 작품은 오는 12월 7~8일 저녁 7시 30분에 공연되는 `사발,이도다완`이다. 극단 한울림과 정철원 연출가, 김하나 작가가 함께한 이 작품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막사발을 둘러싼 도자기 전쟁을 그린 창작극이다. 막사발을 만들며 묵묵히 자기장을 지키는 늙은 도공과 막사발을 몰래 일본에 팔아넘기는 제자가 등장한다. 이야기는 백성을 우한 그릇이었던 막사발에 담긴 정신을 이야기하고 우리가 끝까지 지켜야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일깨운다. 소중한 문화유산은 우리가 지키기를 포기할 때 비로소 잃는다는 메시지를 진지한 정극으로 풀어낸다.
마지막 폐막작은 극단 골목길의 `만주전선`으로 박근형의 대본과 연출작품이다. 공연은 오는 12월 10~11일 오후 4시다. `내면의 겨울`이라는 부제를 담고 있는 이 공연은 1940년 일제강점기, 일본에 맞서 독립군들이 치열하게 전투했던 이곳에서 동북아 정세와 전쟁에 대한 열띤 토론을 펼치는 조선남녀 유학생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조선의 엘리트들이지만, 일본인에 동화되고자 열망하고 조국을 멸시하는 모습들로 그려진다. 이를 통해 서구를 동경하는 현대 한국인들의 초상을 오버랩한다. 우리들의 무의식에서 자리한 물질주의와 사대주의, 정신적 식민성을 빠른 전개와 효과적인 극적리듬으로 흥미롭게 전달한다. 이번 프로그램에 작품을 선정한 김미정(현 구리거울대표)예술감독은 "시사, 코미디, 역사극 등의 다양한 장르의 연극들을 통해 작품 속에서 숨은 우리들의 모습을 반추하고, 다시 한 번 새로움을 준비하는 잊을 수 없는 겨울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획취지를 밝혔다. 이번 공연을 준비한 최현묵 관장은 "요즘같이 몸과 정신이 추운 계절에, 마음을 깨워주는 긍정적 메시지와 따듯한 여운이 인대구 겨울연극축제를 통해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연합회의 해피존 티켓나눔지원사업으로 군인, 사회복지시설이용자, 저소득층에 해당되는 문화소외계층 200명정도를 무료로 초대한다.오는 30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일반관객들 모두 전석 30% 할인이 적용된다.자세한 사항은 대구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https://artcenter.daegu.go.kr) 또는 대구문화예술회관 예술기획과(053-606-6131/3) 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