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서예가 월정(月亭) 채재연의 생애 첫 개인전이 22일부터 오는 27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 채 작가가 서예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어린 시절 서당을 운영했던 할아버지로부터 명심보감을 난생처음 접하게 되면서 부터다. 이어 체계적인 한문교육을 통해 학문을 익힌 후 동보(東甫) 민영보(閔泳甫) 선생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서예의 기법과 정신을 사사 받기 시작했다.경북대학교 한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서단에 입문한 후 50여 년 동안 일관된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작가는 단아한 고전적 기품에서 오는 우리 전통 서예의 깊이를 고수하며 현대적 서체감각이 주는 조형적 미의식을 함축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행초서를 중심으로 제작된 다양한 서예작품과 선비의 기품과 기상이 느껴지는 사군자작품, 그리고 도자기에 직접 써넣은 서예작품, 선면화 등 100여점에 이르는 작품들을 선보인다.대표작들은 행초서 필법이 주중을 이룬다. 이는 서체가 주는 리듬감과 역동성을 한 화면 속에 균형감 있게 배치함으로써 작품의 무게감을 배가시키는 효과를 표출하고 있다. 다양한 화제를 통해 행초서의 형식미에 집중, 연구한 다채로운 작품들을 보여준다.그리고 초서와 행서에 능한 중국 서예가 왕휘지(王徽之)체를 통해 익힌 작품들도 함께 소개된다.이들 작품 대부분은 성인들의 일반 시나 문구를 그대로 옮겨 적기도 하며 고문진보(古文眞寶)와 중용·예기·명심보감·반야심경 등 동양의 훌륭한 경서(經書)와 명시·명언들을 병풍서로 제작했다. 15점에 이르는 병풍 작품들은 작가의 이러한 노력들의 결과물인 셈이다.특히 이번 전시의 대표작중 하나인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密經)의 경우 깊은 불심에서 오는 수행을 통해 마음을 다잡고 한글흘림체로 제작한지 6개월만에 완성된 노작(勞作)이다. 한자 한자 경전의 의미를 되새기며 글을 쓰내려 갔고, 헤아릴 수 없는 파지들과 오랜 시간들이 작업의 고충을 말해 주고 있다.병풍과 가리개, 족자, 현판, 선면화, 도자기 등 100여점에 이르는 작품들을 통해 생애 최고의 작품전을 마련했다. [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