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들이 경제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때 누구와 의논하느냐는 질문에 35%는 부모에 의존하며 16%는 형제자매, 14%는 배우자 등이라고 답해 가족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런가 하면 20% 가까이는 도움을 받을 기관이나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밝혔다.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저자 최영미 시인은 52쇄를 찍으며 승승가두를 달렸지만 국가보조금을 받아야 생활이 될 지경이라고 고백할 정도로 시집을 출간해서 먹고 살 수 있는 시대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이렇게 5%의 전업 작가도 보기 드물다는 것이 시 문단이다. 시를 쓰는 사람은 시를 팔아서 먹고 살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여러 문학인들이 강단에 서고 다른 생계수단을 마련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실정이다. 즉 글을 쓰기 위해 다른 일을 찾아야 하고 출판하기 위해서는 자비를 들이는 여유로운 취미생활로 전락했다.이렇게 전업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이들은 70%가 한 달 소득이 100만 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문화예술인 맞춤형 사회복지사업개발 연구보고서에 기록된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아래 예술 활동 중인 예술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43.1%는 월수입이 50만 원에도 못 미쳤다. 예술인 활동으로 수입이 200만원 이상인 비중은 11.9%로 10명 중 1명꼴에 불과했다.조사대상자의 활동분야는 문학, 미술, 연극, 음악, 영화 등이었다. 다른 일을 병행하는 겸업 예술인도 71.4%가 예술 활동만으로 벌어들이는 월수입이 50만원 미만이라고 밝혔다.전업, 겸업을 통틀어 예술인들이 예술 활동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월 평균소득은 전업 예술인들이 102만9천원, 겸업 예술인이 166만4천 원이었으며 올해 보건복지부가 밝힌 4인 가족 중위소득 439만원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건강보험료를 체납한 비율도 14.3%로 나타났다. 또한 예술인들은 고용불안에도 몹시 시달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예술인의 근로형태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36.3%로 가장 많았으며 21.3%가 임시직, 17.5%는 일용직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4명 중 3명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으며 겸업 예술인도 예술 활동 외 직업을 조사한 결과 임시직 44%, 일용직 21.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이것이 속빈 강정이 된 문화예술인들의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