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산 초(草)> 이원상보경사가 있는 내연산에 오르면가을하늘 맑고 산은 적막한데 단풍잎 서너 장 사뿐히 내려앉아 붉게 쌓이고솔바람 잔잔히 일어 구슬땀 씻어주는 외줄기 폭포수는가야금이 빚어내듯 청아한 선율로비구니 애간장을 다 태운다시의 산책로 포항 및 영덕 지역의 대표적 산인 내연산(內延山)은 ‘남한의 금강산’이라 불릴 만큼 그 산세와 풍광을 자랑한다. 또 역사적으로도 고승(高僧)을 비롯한 수많은 인물들의 흔적과 일화가 서린 유서 깊은 명승지이다. 내연산을 진정한 명산으로 일컬을 만한 이유는 사실상 가을에 찾을 수 있다. 오색단풍은 물론이요, 산세의 장엄함이 전문 산악인, 일반인, 지역민 할 것 없이 산을 찾는 모든 이들을 압도한다. 이는 범접할 수 없는 대자연의 얼굴이다.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인 한라산의 높이가 1,947m인 점을 감안하면, 내연산은 최고봉인 향로봉의 높이가 930m이니 그 높이로도 어느 정도의 위엄을 갖는지 미루어볼 수 있다. 내연산 계곡에 드문드문 자리 잡은 열 두 개의 폭포들은 내연산 계곡의 백미(白眉)가 된다. 영화 「가을로」의 일부를 이곳의 한 폭포에서 촬영한 것은 자랑거리가 된다. 아울러 내연산의 주요 명소로 보경사(寶鏡寺)를 빼놓을 수 없다. 때로는 편의상 내연산을 보경사로 지칭할 만큼 보경사는 명성을 자랑하는 고찰(古刹)이다. 이 시의 화자(話者)는 내연산 계곡 폭포의 물소리를 가야금 선율에 빗댄다. 이어 비구니가 머문 도량(道場)의 적막(寂寞)마저 다 읽어내고 있다. 이 모든 건 가을 정취의 온전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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