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항공사의 국내 유럽 여객 수요 잠식이 예사롭지 않다. 한국공항공사가 3일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중동항공 3사(에미레이트 항공, 에티하드 항공, 카타르 항공)의 중동노선 점유율은 90.2%이며, 중동항공을 이용하는 여행객 10명 중 8명의 목적지는 중동이 아니라 유럽 등으로 향하는 여행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수 만해도 년간 27만명에 이른다.국토부는 이용객 입장에서 긍정적이라며 한발 물러나 있는 상태다. 실제, 중동 3사(환승)의 인천-유럽 간 운임은 국적 항공사(항공사에서 직접 구매 기준)의 1/3 수준인 55만원~70만원으로 책정돼 있어 가격경쟁자체가 되지 않아 한국-유럽을 잇는 국적항공사(직항)의 이용객들은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다.문제는 이 같은 가격경쟁력은 중동 국가의 무상토지 제공, 공항세 면제, 보조금 지급 등을 기반으로 한다는데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중동 3사와 그렇지 못한 국적 항공사간의 경쟁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해 불공정 경쟁을 이유로 자국공항에 대한 중동항공사의 취항을 제한했으며, 미국은 지난 7월 UAE와 카타르 정부에 항공사 보조금 문제의 부당성에 대해 시정을 촉구하고 있다. 또 프랑스와 독일도 중동국가와의 항공협정을 요청받고 있는 실정이다.주 의원은 “조속히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중동항공사의 불공정경쟁 여부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나아가 향후 항공협정 개정 시 공정경쟁 조항을 추가해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한 불공정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매일신문=류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