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행 정기여객선이 울릉도를 코앞에 두고 회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25일 포항~울릉 항로를 운항하는 정기여객선 썬플라워호가 주민, 관광객 등 승객 514명을 태우고 이날 낮 12시께 포항을 출발했다. 하지만 이 배는 오후 3시 50분께 울릉도를 목전에 두고 정착지인 울릉읍 도동항이 월파하는 파도 때문에 여객선 접안이 안된다는 상황에 따라 다시 포항으로 돌아갔다. 울릉도에는 2천톤 급의 이 선박조차 안전하게 접안할 수 있는 항구가 없기 때문이다. 이날 썬플라워호는 울릉도 연안까지 왔다가 왔던 길을 다시 돌아 오후 7시 30분께 포항에 도착했다. 승객들은 무려 8시간 가까이 파도와 시달리는 고통을 겪었지만 결국 울릉도 땅은 밟지 못했다. 승객들은 이날 입·출항 수속, 대기시간까지 합쳐 12시간을 허비했다. 하루종일 시달린 것이다. 이날 울릉도에서 열린 ‘울릉군민의 날’ 행사에 참석 예정이었던 주요 참석자, 관계인사 등도 여객선이 회항하면서 참석치 못해 이 행사는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다. 이날 포항으로 다시 돌아간 주민들은 뿔뿔이 숙박업소를 찾아 갔고 관광객들은 귀향하거나 하루를 포항에서 더 묵는 웃지못할 광경이 벌어졌다.  주민 C(60) 씨는 “배가 접안을 못해 돌아간다는 선내 방송을 들었을땐 원인모를 분노가 치밀었다"면서 "역대 정부들은 20년전부터 전천후 여객선항구를 만들어 준다는 거짓말만 계속 늘어놨다"고 성토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3년 울릉도 사동마을에 5천톤급 이상의 여객선이 접안하면서 해군, 해경경비함도 배치하는 민관군 복합항 건설을 추진했으나 오는 11월 여객선부두를 없애 버린 채 이 공사를 착공한다. 이로 인한 울릉군민들의 행정 불신과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이번 여객선 회항 사태는 또 한번 좌절을 주고 있다. 관광객 A씨는 "여행을 포기하려다가 포항에서 하룻밤을 더 묵고 울릉도에 들어왔다"며 "정부는 섬 주민들의 애환과 고통을 헤아려 대형여객선이 안전하게 접안할 수 있도록 항구를 건설해야 한다"고 진심으로 거들었다. [경상매일신문=조영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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