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ㆍ경주 등 경북 동해안지역 철골 플랜트나 철구조물 제작업체들은 올들어 급격한 일감 감소로 개점 휴업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경기불황 등으로 예견된 일이긴 하지만 일거리 감소가 지역 플랜트업체들을 도산 위기로 몰아넣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25일 지역 플랜트 제작업계에 따르면 3년 전만해도 포항과 경주지역엔 플랜트 및 철구조물 제작업체는 50여 곳(상장사 제외)에 달했으며 일거리도 넉넉해 경영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는 것.그러나 지난 2013년을 지나면서 플랜트설비 및 철구조물 제작공사가 크게 줄어들어 지난해부터 문 닫는 업체가 속출하면서 올 상반기 기준 지역의 플랜트 제작업체는 20여개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일감이 턱없이 부족, 살아남은 업체 중에서도 문을 닫아야 할 정도의 경영위기에 놓인 업체도 상당하다는 것.더욱이 일거리가 나와도 업체 간 수주 경쟁이 너무 치열, 출혈 수주가 적자공사를 야기시키고 있다.포항제철소 파이넥스 공장의 플랜트 제작 경험을 가지고 있는 A산업(경주시 강동면 소재. 공장부지 면적 약 5만여㎡)은 이 지역에선 꽤나 큰 플랜트 제작공장으로 지난 2013년까지 평균 연매출 130억 원에 현장 종업원(외주사 포함)만 70~80명에 달할 정도로 우량업체였다.하지만 이 업체는 올 9월말 기준 겨우 40여억 원밖에 수주하지 못해 한 때 70~80명에 달하던 직원을 다 내보고 이제 이젠 5명이 남아 경기가 호전되기만 무작정 기다리고 있다.이 업체 대표 C모 씨는 “작년까진 근근이 견뎠는데 올들어선 일거리가 너무 없어 이젠 더 이상 버틸 힘도 없다”라며 “내년을 생각하면 잠도 잘 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더욱이 그는 “소규모 일감이라도 나오면 업체 간 수주경쟁이 너무 심해 공사를 수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또 포항시 청하면에 위치한 철구조물 제작업체 K모 대표도 “30여년간 철구조물 제작업체를 운영해 왔지만 현재 상황은 IMF때보다 더 어렵다”라며 “지난해부터 공사수주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공사를 간간히 수주하지만 인건비를 주고 나면 공장 지을 때 받은 은행 대출이자도 내기 힘들다”라며 공사수주 비즈니스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다른 플랜트 업체 P사장도 “올 들어 7억 원짜리 한건을 수주해 인건비도 모자라 빚내서 주고 있다”라며 “문을 닫든지 아니면 일거리가 많고 인건비도 싼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나머지 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 포항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불황이 3년간 더 이어지면 플랜트업체와 철구조물제작 업체 가운데 절반 이상은 문을 닫아야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라며 “우리 지역 플랜트나 철구조물 제작업체들은 그동안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젠 동남아 등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가 됐다”라고 말했다. /강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