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감소로 지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경주지역에는 숙박·요식·운수업체 등 관광관련 업체들이 9.12 지진 여파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올 겨울도 나기 전 연쇄부도로 관광인프라가 붕괴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경주가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선 정부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부르짖고 있다.경주시민은 절규하고 있지만 돌아오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뿐이다. 경주가 이대로 주저앉아 황량한 나락으로 떨어져야 하는가. 신라천년고도인 경주는 우리나라를 넘어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문화유산도시이며 경주 전체가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세계인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문화유적의 보고다.뿐만 아니라 김(金), 박(朴), 이(李), 최(崔), 정(鄭) 등 우리나라 성씨(姓氏) 본(本)의 60~70%가 경주에서 파생됐다고 알려져 있다. 가히 경주는 우리민족의 뿌리이고 마음의 고향이다.또한 경주의 관광인프라는 어떠한가. 14개의 특급·일반호텔을 비롯해 8개의 콘도미니엄, 유스호스텔, 펜션, 여관 등 905개의 숙박시설과 5천112개의 식당이 영업 중이다. 1979년 개장한 보문관광단지에는 국제회의장소인 컨벤션센터를 비롯해 4천여 객실의 숙박시설과 휴양시설, 오락시설 등 관광인프라를 두루 갖춰 현재까지 2억 명에 달하는 국내외관광객이 다녀간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다.현 박근혜 정부가 국정의 기치로 내걸고 있는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와도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융합해 굴뚝 없는 산업인 관광산업을 부흥시킬 최적지이고 핵심도시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 못할 엄연한 사실이다.이러한 경주가 최대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를 방치하거나 방관해서는 안 된다.국민안전처는 9.12 지진과 관련해 경주지역 유스호스텔 등 숙박시설에 대해 지난달 27일부터 3일까지 7일간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안전에 문제가 없으며 타 지역보다 지적사항이 적어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최근 밝혔다.실제 진앙인 경주시 내남면 부지리를 비롯해 황남동과 사정동 등 일부지역 한옥 기와지붕과 담장이 흘러내리거나 벽에 금이 가는 재산피해가 발생했으나 문화유적지에 대한 피해는 미미했으며 사망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그런데도 거의 모든 언론매체들은 앞 다퉈 검증되지 않은 자료를 들먹거리며 지질학자 등을 통해 큰 재앙이 터진 것처럼 부풀어 보도했다.세월호 사태 이후 안전공화국이 돼버린 정부가 경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자 전국 300개 학교 4만여 명의 수학여행단이 경주 방문을 취소했고, 일반 관광객도 평소보다 60~70%가량 줄었다. 경주는 9.12 지진이 아니라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직격탄을 맞아 비틀거리고 있다.경주에서 자랐고 지금도 살고 있는 필자는 우견(愚見)이지만 경주시와 정부에 건의한다. ‘더욱더 안전해진 경주’, ‘다시 찾는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 경주’ 등을 내용으로 경주시민은 물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표어와 포스터를 공모해 국민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 당선작품을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면 한다. 아울러 단풍과 유적지가 어우러져 늦가을 정취가 빼어난 시기인 11월 1개월을 ‘고색창연 경주 방문의 달’로 지정해 범국민적인 동참을 호소했으면 한다.마지막으로 단풍과 유적지를 배경으로 11월 촬영한 사진에 한해 사진공모전을 전국단위로 개최했으면 한다.신라천년 도읍지로 천년을 지켜온 경주가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지 않은가. 이젠 관심을 넘어 우리 모두가 새로운 천년을 위해 함께 동참할 때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