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 올 들어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울릉군이 어획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 위해 어황 예측 조사에 나섰다. 흉어로 인한 섬 주민들의 고충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23일 울릉군 해양수산과 허원관 과장은 "울릉도·독도 해양과학기지와 함께 울릉도 북쪽 20∼50마일에서 어황예측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지역 수심 40∼150m 7개 지점에서 수온, 염분, 플랑크톤과 해류 이동을 조사 중이다.
허 과장은 “지난 19일 첫 조사 결과, 수온은 15도 내외로 적정하고 해류와 염분의 영향도 없었지만 오징어들을 보기 힘들었다”고 했다.
수중 CCTV를 통해 확인한 결과 오징어 먹이인 동물플랑크톤이 풍부해 오징어군 형성의 환경적 요인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오징어 씨가 마르고 있는 이유로 북한 동해해역에서 조업중인 대규모 중국 어선의 무분별한 조업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군은 올해 2∼3차례에 이어 내년에는 집중 조사하기로 했다.
울릉도는 북한 해역에서 성장한 오징어들이 남하하는 길목으로 우리 어민들은 자원보호를 위해 낚시를 이용한 채낚기어선을 이용한다. 하지만 중국어선은 북한수역에서 쌍끌이 저인망(100∼300t급)으로 오징어들을 `싹쓸이`하고 있다. 특히 중국 원양협회와 북한 조선어업협회는 지난 2004년 어업협정체결 당시 중국어선 조업해역을 북한 원산항 앞 50마일 해상 은덕어장으로 정했지만, 이들 어선들은 러시아 해역까지 진출하거나 중국 귀항, 폭풍으로 울릉도에 긴급피항하면서까지 남획을 일삼고 있다.
현재 울릉도에는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어민뿐 아니라 기관단체, 주민들 모두가 걱정이다. 오징어가 섬의 기본 경제력이기 때문이다.
울릉수협 관계자는 "매년 9~11월은 연중 최대 성어기지만 어획량이 급감해 170여 척의 채낚기어선 중 고작 40여 척만 출어하고 있어나 이마져도 경비를 못 건져올릴때가 많다"고 곤혹스러워했다. 반면 중국어선은 지난 20일 현재 1128척이 북한수역에 진출했고, 이중 729척이 남아 있다. 중국어선은 1척당 4만 달러(약 4천800만 원)의 입어료를 북한 측에 내고 조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울릉도 오징어는 ‘금값’이 됐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오징어 어획량은 겨우 211t에 머물렀다. 2014년에는 2000t이 잡혔다. 현지 생물 오징어 위판가격도 20마리 기준 3만5천 원에서 5만 원대 초반으로 40% 정도 폭등했다.
섬 어민들은 "북한바다에는 1천여 척의 대형 중국어선들로 바다가 비좁을 정도라고 한다. 위쪽 바다에서 그물로 싹쓸이하니 울릉도까지 내려 올 오징어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겨울, 봄철나기가 벌써부터 걱정이다"고 한 목소리로 토로하고 있다. [경상매일신문=조영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