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한해 30여만 마리의 야생동물이 고속도로 등에서 차량에 의해 숨지고 있다.인간이라는 포유동물의 빠른 이동을 통해 고안된 도로에서 먼지처럼 사라지는 생명들의 종류와 수는 이외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이런 가운데 필로폰을 투약하고 환각상태에서 고속도로를 질주하던 운전기사와 이들에게 마약을 판매한 공급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히면서 우리를 경악케 한다.그뿐인가 지난 13일 승객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관광버스 화재사고 역시 우리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큰 참사를 부르는지 다시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지난 7월 17일 강원도 평창 봉평터널 인근에서 관광버스 기사의 졸음운전으로 연쇄 추돌사고가 일어나 20대 여성 4명이 숨지고 37명이 중경상을 입은 끔직한 기억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또 이러한 대형사고가 일어나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정부와 관광버스 업계는 이번 참사를 교훈삼아 안전운행 시스템개선 등 안전대책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가을 단풍철에는 단체관광객이 늘어나는데다 학생들의 수학여행 또한 몰려들어 어느 때보다 도로가 붐빌 때이다.그만큼 사고위험도 높고 이용자가 많아 자칫하면 대형참사로 이어지기 쉽다. 지난해 전국에서 일어난 대형버스 교통사고 2천282건 중 가을철 사고가 21%를 차지했다.무엇보다 여러 사람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관광버스나 대형 화물차 운전자들은 과속, 음주, 졸음운전, 환각제 투여 등은 절대로 있어서는 아니 될 일이다.봉평사고 때도 정부는 교통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지만 과속, 추월 등 화물차나 관광버스의 고질적인 병폐는 달라진 것이 없다.오죽하면 달리는 미사일, 도로 위 사람 잡는 흉기라는 오명이 따라 붙겠는가. 대형참사를 막으려면 단속도 중요하지만 운전자들의 안전의식이 획기적으로 제고돼야 한다.대형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인 단체 관광버스의 대열운행이나 난폭운전은 절대 없어야 될 일이다. 속도제한 장치의 제거 등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도 철저한 지도점검이 필요하다.따라서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운전자들의 피로누적이나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한 충분한 휴식보장 등 처우개선도 병행돼야 할 과제이다.해마다 늘어나는 단풍관광철의 사고원인은 들뜬 분위기에 편승한 과속이나 운전부주의 탓이다. 거기에다 운전기사나 자동차회사의 안전의식 부재로 승객보호 장치가 뒷전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