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송칼럼(100세 전엔 못 간다고 전해라)
어느 가수가 수십년 무명의 설움 끝에 100세 인생이라는 노래를 불러 크게 히트하면서 인생역전을 맞았다. 이 노래의 가사처럼 노래로만 듣던 100세 시대가 연구결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인간수명의 한계를 놓고 수십년에 걸쳐 논쟁이 이어졌으나 과학이나 의학적으로 명확히 밝히지 못한 가운데 인간수명이 최장 115세라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뉴욕타임즈와 A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 얀 페이흐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전 세계 다양한 연령대의 사망률과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를 과학학술지 네이처 최근호에 게재했다.연구팀은 나이별 인구수를 조사해 매해 가장 성장률이 빠른 나이가 몇 살인지 비교해 봤다. 인구수가 아닌 인구성장률인 만큼 젊은층보다 노령층이 높았는데 성장률이 가장 높은 나이는 지난 세기동안 점점 늦춰지다가 110세 언저리에서 멈췄다.예를 들어 1920년대 프랑스에서 가장 인구증가가 빠른 나이는 85세였다. 그랬던 것이 점점 늦춰지다가 1990년대에는 102세에 달했고 현재는 110세에서 멈춰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연구팀은 다른 전 세계 40개국의 데이터에서도 같은 경향을 발견했다. 이와 함께 1960년대 이후 전 세계 최고령자의 나이를 살펴봤더니 1968년 111세였던 것이 1990년대 115세로 늘어났고 이후 예외적인 한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115세보다 더 오래 살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공식 출생증명서로 나이를 인정받은 연류 역사상 최고령자는 1997년 프랑스 여성 장칼망으로 122세로 세상을 떠난 이후 현재까지 이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지난 9월말 기준으로 행정자치부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는 현재 100세 이상 인구가 1만2천438세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전체 인구는 5천166만4천244명으로 이는 주민등록상 나타난 숫자다. 이중 여성이 2천584만9천42명이며 남성은 2천581만5천202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한 남녀의 평균 기대수명은 83세에 육박하고 있다.한편 또 다른 연구기관의 통계에 의하면 미국에서 단명하는 사람과 장수하는 사람 차이에 관해 미국인 7천명을 대상으로 9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흡연, 음주, 일하는 스타일, 사회적 지위, 경제상황, 인간관계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조사 끝에 진실이 밝혀졌다.모든 요인이 장수와의 관계는 있지만 결정적인 요인의 하나로 장수하는 사람들의 단 하나의 공통점은 놀랍게도 진실한 친구였다고 한다.친구의 수가 적을수록 쉽게 병에 걸리고 일찍 죽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희로애락을 나누는 친구가 많고 그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스트레스가 줄며 더 건강한 삶을 유지하였다는 것이다.빈곤과 질병, 고독과 역할상실의 어려움에만 빠지지 않고 진정한 친구가 있다면 60~70대는 일생중의 최대 행복감을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는 시기라는 것이다.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인생의 행복이 20대 후반부터 점점 하락하다가 45세 즈음에 가장 불행한 시기로 바닥을 찍고 50대부터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하여 65세가 되면 최고의 행복감을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100세 시대에 60~70대는 인생의 막바지가 아니다. 때문에 새로운 마음으로 미리 준비하고 계획한다면 의미 있는 시간들로 재창조해 낼 수 있도록 설계가 필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대부분의 노년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미 지나간 젊음을 아쉬워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노년을 보람 있게 마련할 준비와 생각만 한다면 60~70대는 이제 늙은이가 아니다.어느 또 다른 가수의 노래처럼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라 생각하며 100세 시대를 준비하면 어떨까?박진성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