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의 칼날을 세우고 있는 미국이 최근 한국산 유정용 강관(OCTG)에 매겼던 반덤핑 관세율을 낮춰 국내 강관업계가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미국은 유정용 강관 수출의 99%를 차지하는 큰 시장으로 현대제철과 세아제강 등 강관업체들은 수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13일 한국무역협회 및 철강협회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해 현대제철은 15.75%에서 6.49%로, 넥스틸은 9.89%에서 3.98%로, 세아제강과 휴스틸 등 업체는 12.82%에서 5.24%로 반덤핑 관세율을 하향 조정했다.유정용 강관은 원유·천연가스 등의 시추에 쓰이는 파이프로 북미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수요가 증가해왔던 품목이다. 한국에서는 유정용 강관의 수요가 전혀 없어 생산된 제품의 대부분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미국이 이러한 수입규제 조치를 내리게 된 발단은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US스틸을 비롯한 미국 철강업체 9개사는 같은 해 7월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이 업체들은 한국산 유정용 강관이 자국에 덤핑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철강업체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당시 국내 피소업체는 현대제철과 세아제강, 휴스틸, 아주베스틸, 포스코대우, 동부제철, 일진철강, 금강공업, 넥스틸, 넥스틸QNT 등 10개 업체였다.이에 미국 무역위원회와 상무부는 지난 2012년 7월 1일부터 2013년 6월 30일까지 자국에 들여온 한국산 유정용 강관의 수입 상황을 조사했다.국제무역위원회는 반덤핑 예비판정에서 위원 6인의 만장일치 판결로 한국산 유정용 강관이 자국의 산업 피해를 유발했다고 판정했다.반년 이상의 조사 끝에 상무부는 지난 2014년 2월 예비판정을 내렸는데 결과는 무혐의였다. 당시 현대제철과 넥스틸의 덤핑 마진은 0%였다.이러한 예비판정에 미국 상·하원 및 제조업연합회 등은 상무부에 반대서한을 발송하는 등 판정 번복을 위한 압력을 가했다.이를 반영하듯 상무부는 그 해 7월 덤핑 무혐의 예비판정을 5개월 만에 번복했다. 현대제철 15.75%, 넥스틸 9.89%, 세아제강 등 기타업체 12.82%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무역위원회 또한 8월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한 산업피해 긍정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한국 정부는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가 부당한 무역장벽이라고 판단해 12월 이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은 상무부가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부과한 반덤핑관세가 정당하지 못하다고 판결해 지난 2015년 9월 상무부에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한 반덤핑관세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번 반덤핑 관세율 하향조정 결과는 CIT의 재심을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이와는 별개로 원심에 대한 정부의 WTO 제소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주도하에 진행 중이다. 업계는 내년 상반기께 제소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덤핑방지 관세율 하향조정은 세아제강, 현대제철과 같은 국내 강관 수출업체들에게 관세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에 대해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을 타깃으로 던진 관세 폭탄으로 인해 한국까지 피해보는 상황에서 이번 반덤핑 관세 인하를 고려하면 향후 관세율 하향 조정도 기대해 볼 수 있어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경상매일신문=강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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