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 발생 이후 한 달여간 여진이 계속되면서 이에 반응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제각각 달랐다. 지난 10일 밤 10시 59분께 경주시 남남서쪽 10㎞ 지역에서 규모 3.3의 여진이 발생했다. 한 달 가까이 수백회의 여진을 느낀 경주, 포항, 대구시민들은 이날 차분히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주시 동천동에 사는 권모(54)씨는 "이 정도의 떨림은 이제 익숙할 정도"라며 "가족들에게 밖에 나가자고 했는데 따라나오지 않더라"고 말하며 웃음짓는 여유까지 보였다.또다른 시민 김모(49)씨는 "여진이 잦을수록 땅에서의 에너지가 분산돼 큰 지진은 없을 것이라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며 "큰 여진 없이 작은 지진으로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반면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여진에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 사는 박모(33)씨는 "끝났으려나 생각했을 무렵, 또 오니 병 걸릴 거 같다"면서 "낮에라도 오면 덜 무서울텐데 해가 지고 어두운 밤에 오니 공포심은 더하다"고 털어놨다.포항시 북구 장성동에 사는 김모(30)씨는 "이제 사소한 소리에도 예민해져 심신을 안정시키기 위해 그림을 배우러 다니는 중"이라며 "정부나 지자체나 뉴스나 믿을 곳은 아무데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여진으로 인해 11일 오전 10시까지 경주 지진으로 인한 여진 횟수는 총 471회로 늘었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언제까지 여진이 계속될 것인지, 또다른 강진은 오지 않는지 등에 대한 궁금증도 커져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앞으로 길게는 몇 개월 더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한편 이날 지진으로 인해 경북소방본부에 수백여통의 문의가 접수됐지만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