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은 경주 서봉총(노서동 129호분)을 재발굴조사한 결과, 봉황장식 금관이 출토된 북분을 만든 이후 남분을 만든 것과 남분은 원형이 아니라 타원형이며 장축의 길이는 약 25m인 것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중앙박물관은 6일 오후 2시에 경주 서봉총(노서동 129호분) 발굴조사 현장에서 서봉총 재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한다.박물관은 지난 4월 11일부터 조사한 성과를 ▲봉황장식 금관이 출토된 북분을 만든 이후 남분을 만든 것, ▲남분은 원형이 아니라 타원형이며 장축의 길이는 약 25m인 것, ▲남분과 북분의 중심을 있는 축의 방향을 확인한 것, ▲남분과 북분 봉토 주위에서 큰항아리로 제사지낸 것 등으로 확인했다고 했다.이번 조사는 1926년과 1929년에 조선총독부박물관이 발굴조사한 이후 정식보고서를 간행하지 않아 알 수 없었던 서봉총의 구조, 규모의 확인과 함께 문화재청과 경주시가 추진하는 경주 도심고분공원 조성사업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했다.재발굴은 남분과 북분을 이어 만든 연접분인 서봉총의 남분을 중심으로 이뤄졌다.일제강점기 서봉총 발굴에서는 조사 이후 도면을 제대로 남기지 않아 남분과 북분의 연접관계를 알 수 없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남북분 호석의 연접상태를 확인해 남분의 축조 연대가 늦다는 것을 밝혔다. 아울러 남분의 크기와 형태를 정확히 몰라 막연히 북분보다 조금 작은 원형일 것으로 추정해 왔지만, 조사 결과 남분 크기가 북분 절반 정도에 그쳐 대릉원 일대의 여느 쌍분과 다른 모습임이 확인됐다.또한 조사 이전에는 남분의 평면형태가 원형일 것으로 여겼으나 조사 결과 타원형으로 나타나 경주시가 추진하는 도심고분공원 조성사업의 중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했다.이와 함께 남분을 축조할 때 북분의 호석뿐만 아니라 제사 토기까지 파괴한 점은 이번 조사에서 새롭게 확인한 것으로 향후 신라 적석목곽분 연구에 중요한 논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봉토 주변에서 제사에 사용한 큰항아리 역시 주목을 받았는데 남분에서 9점, 북분에서 3점이 확인됐다. 이것은 지금까지 조사한 신라 능묘 중 가장 많은 수이다. 봉토 주변에서의 제사는 매장주체부에서 이루어지는 제사와 함께 신라 사람들의 매장 관념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써 신라 대형 능묘에서 이루어진 제사과정을 좀 더 충실히 복원할 수 있게 됐다.발굴조사에서 확인한 남분의 구조, 규모, 축조 방식과 제사는 부장품과 함께 무덤 주인공의 성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여서 향후 신라 능묘 연구에 좋은 소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재발굴조사는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박물관이 제대로 조사하지 못했던 서봉총을 우리 손으로 조사해 구조, 규모와 축조 방식 등을 면밀히 파악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며 “서봉총 재발굴조사를 계기로 우리 문화재와 역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2017년 서봉총 북분까지 발굴조사한 이후 ‘경주 서봉총Ⅱ(유구편)’을 간행해 서봉총 보고서를 완간할 계획이다. [경상매일신문=김경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