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학생, 시민 등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인 포항에 대한 애정과 지식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포항학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김춘식(53) 인문사회학부 교수에게 교육은 ‘인간이 근본적으로 행복하게 살기 위한 것’이다.김 교수는 “홈볼트식 교육에 따르면 교육은 ‘사랑’과 ‘삶’으로 나뉜다”며 “‘사랑’은 전 인류가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고, ‘삶’은 어떻게 세상을 현실적으로 살아가는가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 삶을 교육이 대면할 때, 철학만 가지고 대면한다면 자칫 낙오자를 양성할 수도 있다고 한다. 철학만으로 살아가는 건 이상주의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그는 “삶을 대면하는 교육이란, 자신이 갖고 있는 철학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 지 배우는 것”이라며 “그 역할을 하는 곳은 교육기관”이라고 말했다.김 교수가 말하는 ‘교육기관’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어떻게 교육 시키는 것이 이 사람의 개성과 특성을 가장 효율적으로 개발해줄 것인가’와 ‘현실 세계의 과학기술, 사회 변화에 맞춰서 적합한 인재로 키울 것인가’다.하지만 김 교수는 현재의 교육기관은 이러한 역할을 해내기엔 부족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교육을 뜻하는 영단어 ‘Education’의 어원은 끌어낸다는 뜻을 가진 ‘Educare’인데, 지금 국내의 교육은 무작정 지식을 밀어 넣어 간접 지식‧경험으로 채우는 주입식 교육에 그친 상황”이라고 말했다.이러한 방식 대신, 초등학교 때부터 학생은 직접 경험하고, 스스로 문제를 제기해 토론 해나가는 교육의 주체가 되고, 교사와 교수는 동기를 부여하고 부족한 점을 알려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방식이 확립돼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김 교수는 학생 주체 교육 방식을 적용해 왔으며 지금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현장을 경험하는 ‘지역융합탐방’ 강의를 개설했다.이 강의를 통해 학생들은 교육의 주체가 됨과 더불어 ‘포항’이라는 지역에 대해 제대로 된 지식을 갖춰나가고 있다.그는 “어느 지역이든 내가 머무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알고 있는 건 기본”이라며 “포스코, 포스텍, 영일대 등 눈에 보이는 곳 말고도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얼마나 풍부한지를 알아야 이곳에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포항의 인재 유출이 심각한 이유는, 이들이 포항에 머물러야 할 계기와 공간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포항학을 통해 머물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시민들 대상으로 ‘인문학 아카데미’ 강좌를 시행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김 교수는 “사실 오랜 시간을 포항에서 살아온 시민들조차도 이곳에 뭐가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가장 중요한 주체인 시민들이 배우고 깨달아 포항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포항공과대학교 교수 생활을 하며 포항에서 산 지 10여 년 째. 그가 알고 있는 포항은 포스텍에서 역사, 전통, 문화예술, 정치경제 등 다방면으로 훨씬 넓어졌다.이젠 학생들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포항을 알리고 있는 김 교수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학 내 포항학 연구센터를 만들어 교육, 예술, 문화 등을 연구하고 침체된 포항을 살려나가는 것이다.그 목표에 김춘식 교수의 뚜렷한 교육관과 포항에 대한 애정이 한데 어우러져 있기에 더욱 기대되는 바다.
[경상매일신문=김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