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대표적 한의학자인 석곡 이규준 선생의 새로운 약물 백과사전 ‘神農本草(신농본초)’ 2권이 발견돼 한의학(韓醫學)계가 술렁이고 있다.이 책의 정식명칭은 ‘本草經 校正(본초경 교정)’으로 고대 중국에서 출간된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을 토대로 고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들 중 사라진 내용들을 포함시키고 중국, 한국, 일본의 약물 365종을 집대성 한 책으로 건곤(乾坤)(상하)권으로 집필된 귀중한 한의학서(韓醫學書)이다.또한, 이 책은 석곡의학의 기본이론을 엮은 의감중마(醫鑑重磨), 처방과 진단을 제시한 소문대요(素問大要)와 함께 석곡 3대 의학 저술로 이론과 처방, 약물 사용으로 이어지는 석곡의학의 완성을 위한 주요자료로 평가받고 있다.이와 함께 한의학의 약물서적으로 세종시대에 집필된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과 중국의 대표약물서적인 ‘본초강목(本草綱目)’이후 동양의 모든 약물을 집대성한 한의학(韓醫學)의 유일한 약물대백과 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특히 이 책이 석곡 이규준선생의 저서로 확실시 되고 있는 이유는 한국의 대표적 의학자인 김두종 선생의 1966년 저서 ‘한국의학사’에서 “석곡 저술가운데 본초 2권이 있다”고 제시하고 있고 ‘본초경 교정’ 본문에서 지은이가 직접 “내가 소문대요란 책을 부탁받아 쓴 적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중요한 자료가 지금까지 발견되지 못한 이유는 석곡의 다른 책과 같이 정식 출판된 적이 없는데다 필사본으로 존재하고 있어 석곡선생 제자들과 일부에서만 사용돼 왔고 지금까지 누구의 저서인지도 모른 채 후대에 전해져 왔기 때문으로 추측된다.‘神農本草(신농본초)’를 발견해 학계에 알린 한국 한의학연구원 안상우 박사는 “이 책을 발견한 것은 지난 2014년으로 아직도 좀 더 구체적 고증자료가 필요하겠지만 지금까지의 모든 정황으로 따져봐도 석곡 이규준의 저서가 거의 확실하다. 따라서, 이 중요한 자료를 한글과 현대어로 번역하고 현대 약초와의 고증할 수 있는 전문적인 연구를 한 이후 많은 학자들이 공유할 수 있는 학술세미나 개최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또한, 안 박사는 지난 1일 포항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神農本草(신농본초)’ 이외에도 석곡의 정신과 철학이 담긴 책이 많은 만큼 석곡저술을 하나하나 분석해 석곡전서를 만드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고 시장도 석곡선생에 대해 관심이 많은 만큼 긍정적 답변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이에 대해 지역역사 학자인 황인씨는 “이번 저서의 발견으로 한의학계에서는 이제마, 허준과 함께 거두로 칭송받고 있지만 고향인 포항에서는 오히려 관심이 부족한 석곡 이규준 선생을 다시 한번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한편, 석곡 이규준(1855~1923) 선생은 포항 동해면 임곡리 출신으로 허준, 이제마와 함께 조선의 대표적 한의학자로 한의학뿐 아니라 성리학, 천문학 등 모든 학문에 능했으며 대표적 저서로는 `황제내경(皇帝內經), 의감중마(醫鑑重磨), 소문대요(素問大要) 등이 있다.[경상매일신문=최성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