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배치반대 성주투쟁위는 지난달 26일 국방부에 제3후보지 발표 이후 군청일대에서 집회를 더 이상 열지 않기로 합의했다.또한 군청주변에 설치한 각종 단체 및 개인명의의 사드관련 불법 현수막과 천막 등도 발표 다음날 모두 철거했다.이런 가운데 이번에는 유력 후보지로 알려진 성주군 초전면 롯데골프장과 인접한 김천지역에서 본격적인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롯데골프장은 북서쪽으로 김천시 농소면과 남면 등과 1~5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성주군과 사드배치반대 성주투쟁위원회는 제3 후보지를 사실상 수용한 상태이다.박보생 김천시장과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은 지난달 27일 시청에서 사드배치반대 기자회견을 가진 뒤 단식농성에 들어갔다.박 시장과 배 의장은 국방부는 일방적인 성주골프장 사드배치를 추진해 김천시민을 무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시민의 간절한 뜻을 국방부에 전달하기 위해 단식투쟁에 들어갈 수밖에 없음을 밝혔다.또한 성주골프장의 사드배치는 행정구역이 성주일 뿐 김천지역과 더 가까워 김천시민들에게 영향을 크게 미친다는 것이다. 사드배치가 국가안보를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이라면 김천이나 성주가 피해를 보지 않는 곳으로 재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롯데골프장 사드배치반대투쟁위원회도 앞으로 청와대와 국방부를 비롯한 경북도청 앞에서 1인 시위와 함께 김천에서 청와대까지 도보 및 자전거 순례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맞섰다.김천역 광장에서 촛불시위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방침도 세웠다. 이도 말릴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어느 지역이든 화장장, 쓰레기매립장, 집단가축 사육시설, 원자력 폐기물처리장, 오폐수처리장 등 혐오시설의 설치를 반기는 지역은 없을 것이다. 처음부터 정부 및 관계부처의 안이한 처사가 해당 주민들에게 지탄을 받아도 마땅한 일을 저질렀다.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고 한국과 미국이 공식적으로 사드배치를 선언하면서 이렇게 중차대한 일을 국민과 해당 주민들에게 한마디 설명이나 이해도 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런 관계로 사드배치를 놓고 국론이 분열되고 남남갈등이 고조되고 있다.일본을 보라. 그들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여 2006년에 벌써 아모리현 샤리키에 사드를 배치했으며 2014년에는 고도(古都) 교토부근 교가미사키에도 설치하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대에 대비해 오고 있다.이는 모두 자국의 영토에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 추적하기 위해서이다. 지난 1998년 8월 31일 북한이 대포동미사일을 발사하자 그에 대비해 일본은 최초의 초대형 이지스함 3척을 개조해 해상배치형 사드까지 완비했다.1척당 3천500억 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이 투입됐다. 일본은 이렇게 대비하는데 코앞의 당사국인 우리는 주한미군을 주둔시키면서 북한 미사일에 대비하겠다는 첨단장비의 설치문제를 놓고 국론분열로 날밤을 새고 있으니 국가안보는 무엇으로 지키겠다는 것인가.북한은 우리보다 훨씬 많은 미사일을 갖고 있다. 우리 국가안보는 이처럼 위중하다. 한미동맹 하에 지금 당장 국가를 지켜낼 사드를 배치해도 시간이 촉박한데 이게 무슨 꼴인가.사드를 구축하지 못하면 한미동맹도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예나 지금이나 첨단 군사시설을 먼저 보유하는 쪽이 국가안보를 지켜낸다. 이러다가 사드가 바다로 가야할 처지가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박진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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