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4천5백원을 고수 하냐고요?”“먼 곳까지 찾아주시는 손님들이 고맙잖아요. 최소한 교통비는 빼드려야죠.”“지역주민들에게 승합차까지 동원해 공짜 목욕을 계속 이어가는 이유요?”“시골 어르신들 목욕탕 가시기 힘들잖아요. 어차피 평일에는 손님이 좀 적은 편인데 숟가락 하나 더 얹는다고 달라질게 있나요. 온천물이야 땅 밑에서 그냥 나오는 거니까 같이 나눠 쓰면 좋잖아요.”평소에도 지역민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실천하고 있는 흥해 ‘파라다이스 유황천’ 강창호대표<61ㆍ사진>의 소신이 물씬 묻어나는 말이다.그는 포항 흥해가 고향으로 3대째 이곳에서 살고 있는 그야말로 토박이 포항사람이다. 10여 년간 유통업을 통해 장사의 노하우를 쌓은 강대표는 우연히 서울을 방문했다 죽마고우로부터 찜질방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게 된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이 있었던 강대표는 현재 온천자리에 찜질방을 해볼 것을 결심하고 지하수확보에 나섰다. 그런데 하늘의 도움이라고 해야할까 그곳에서 43도의 유황온천이 나온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사업이 어느새 16년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이곳의 물이 좋다고 소문이 나면서 포항 인근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단골고객까지 생겼다.그는 또 다른 목욕업소들이 물가 상승 등으로 가격을 올리려고 하자 거꾸로 5천원에서 4천5백원으로 가격을 내리는 당시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벌인다.주위 사람들 대부분은 말렸지만 그는 지역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감사를 표하고자 이를 강행했다. 이후 수년이 지나 포항지역대부분 목욕탕은 가격이 6천원까지 올랐지만 이곳은 변함없이 4천5백 원을 유지하고 있다. “그때 5백원을 내린 건 지금에 와 생각하니 실수였어요. 그 5백 원을 모아 지역의 불우이웃에게 기부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직은 못하고 있지만, 피치 못하게 가격을 올려야 한다면 그때는 꼭 실천할거에요..”이런 까닭에 그는 지난 2015년 행정자치부로부터 ‘착한가격업소 최우수상’을 받는 영예를 안게 됐고 포항시 착한가격업소 회장과 경북 착한가격 모법업소 부회장을 맡아 착한가격 홍보대사로 활약 중이다.강대표의 활약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역의 어르신들이 편하게 목욕을 즐길 수 있도록 승합차로 모셔와 무료로 목욕을 시켜드리는가 하면 포항시 지체장애인후원회장을 맡아 장애인과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인터뷰 당일인 27일에도 청하면 고현리 어르신 10여명을 모시고와 무료로 목욕을 시켜드리고 다시 승합차로 태워드리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그는 이러한 다양한 활동에 힘입어 현재 흥해 개발자문위원회 위원장과 포항시 개발자문위원회 부회장을 맡아 지역발전을 위해 열성을 쏟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흥해시장 현대화사업으로 상인들끼리 마찰로 10년 가까이 답보상태였던 사업을 정상화시켜 올 초 34억 원의 예산을 들여 1차 공사를 마무리했다. 또한, 칠포해수욕장을 포항의 대표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포항시청과 지역민들과 함께 불철주야로 노력중이다.“KTX가 개통되고 포항-울산간 고속도로가 완공되면서 포항은 굉장한 호기를 맞고 있어요. 18년 영일만항에 크루즈 항까지 완공된다면 우리지역은 그야말로 다시 한 번 힘찬 발걸음을 하게 될 거예요. 지금은 영덕 등으로 빼앗기는 관광객들을 칠포 등 지역으로 으로 유치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거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내 고향이 지금보다 더욱 발전해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그런 포항을 만들도록 조금의 힘이나마 보태보도록 하겠습니다.”‘목욕 봉사왕’ 파라다이스유황천 ‘강창호 대표’의 또 다른 활약을 기대해 본다. /최성필 기자 사진=이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