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법률 일명 ‘김영란법’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 오면서 포항을 비롯 도내 곳곳에서는 법 시행에 따른 사회적 파장에 긴장감이 팽팽하다. <관련기사 4면>부정청탁금지법은 직무 관련된 사항이 아니거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1회에 100만원 그리고 연간 300만원이 넘는 금품을 비롯해서 향응을 받게 되면 거기에 따른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또한, 음식은 3만원, 선물은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으로 정해 이를 어길 경우 역시 벌금 등에 처해지게 된다.이 법 적용을 받는 대상은 공무원과 언론사 기자, 각급 학교 교직원 등으로 포괄적이다.먼저 지역의 고급식당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식대를 3만원으로 제한하다보니 한식과 일식 등을 취급하는 일부 고급식당의 경우 1인당 가격이 3만원을 넘어서 벌써부터 손님들의 발길이 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과 경주의 일부 음식점들은 김영란법 맞춤형인 29,900원짜리 메뉴를 만드는 등 고객을 끌기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우 등 고급육을 취급하는 식당들도 상황은 비슷해 판매방식을 변경하다거나 1등급이 아닌 조금 낮은 등급의 고기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식, 최근 유행하고 있는 무한리필 고기집 등으로 전환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지역의 백화점과 대형마트들도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업체들은 얼마 전 김영란법 시행 전 마지막 명절을 맞아 5만원 이상의 선물을 다량구비하면서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5만원이하 선물도 20-30%로 확대해 김영란법을 대비하는 상반된 모습도 보였다.이를 반증하듯 예년에 비해 5만원이하 가공식품, 생필품 및 선물세트 판매가 20%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업체들은 다가오는 설명절의 경우 5만원 이하의 선물을 더욱 확대해 김영란법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지역 농어민들도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가뜩이나 농수산물 판매가 시원치 않아 타격을 입고 있는 농어민들은 이번 법 시행으로 한우와 굴비 등 고급 농수산물 수요가 줄어들 걸로 예상되면서 판로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또한, 기존 수요가 유지될 수 있도록 농어민단체, 지자체들과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골프장들은 한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대부분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 일부 골프장들의 경우 각종 접대나 로비장소로 활용되면서 눈총을 받았지만 주말이면 부킹이 어려울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김영란 시행을 앞두고 일부 예약이 취소되는 등 벌써부터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퍼블릭 골프장의 경우 회원제 골프장보다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대학들도 조기취업한 학생들의 학점 부여문제로 고심하고 있다.경기가 어려운 탓에 지역의 대학들은 4학년에 취업에 성공할 경우 학점을 인정해주는 등 조기취업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김영란법의 청탁금지법 5조에 근거, ‘학교의 입학이나 성적 등의 업무에 관해서 법령을 위반해 처리·조작하도록 하는 행위’인 부정청탁에 해당되면서 학점부여가 어렵게 됐다.이에 따라 지역 U대학교수들은 회의를 갖고 교육부에 학생들 구제대책을 요구할 방침이다.포항 장성동의 채모(34)씨는 “김영란법 자체는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좋은 법이다. 하지만, 문제가 없지 않은 만큼 시행해 가면서 고쳐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경상매일신문=최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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