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2 지진이후 24일 강진이 다시 올 것이라는 괴담은 기우에 그쳤다.진도 6.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24일이 무사히 지난 25일 경주를 비롯 동해안권 지역은 평온한 휴일을 맞았다.24일 오후 7시56분쯤 규모 2.5의 여진이 또 발생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큰 떨림이나 진동은 느끼지 못했다. 이날 경주를 비롯한 포항, 대구, 울산 등에는 퍼져 많은 시민들은 강진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싸여 하루를 보냈다.괴담의 영향 탓인지 화창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광지나 행사장, 극장가에는 썰렁할 정도로 찾는 사람들이 없었다.
또 이날 저녁 8시께 포항의 한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 앞에서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강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괴담을 이야기하며, 집에 들어가기가 왠지 불안하다며 밤이 깊어지기를 기다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김관용 도지사는 24일 또다시 강진이 일어날 것이라는 괴담을 불식시키기 위해 이날, 9.12지진의 진앙지인 경주시 내남면 부지1리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주민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직접 챙겼다.면바지에 잠바차림으로 관련 실국장 몇 명만을 대동한 김 지사는 일체의 의전과 격식 없이 1박2일 동안 주요 문화재와 진앙지 주변 현장을 확인하고 “신속한 피해복구와 민심안정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내남면을 찾기에 앞서 불국사를 찾은 김 지사는 종우 주지스님으로부터 피해현황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들은 후 조속한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을 관계공무원에게 지시했다.김 지사는 이어 국보 제31호인 첨성대를 찾아 “천년고도 경주 뿐 아니라 경북과 나라를 상징하는 자랑스러운 문화재인 만큼 전문가들과 함께 훼손된 부분을 철저하게 진단하고 완벽하게 보수를 해서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김 지사의 발길은 곧바로 지진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내남면 비지리로 향했다. 내남면은 이번 지진으로 길이 솟아오르고 주택 벽면이 갈라지는 등 많은 피해를 입었다.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김헌진(52) 이장으로부터 오랜 주민숙원사업으로 차량교행이 어려워 불편을 겪고 있는 마을안길 확포장사업 지원 건의를 받고 흔쾌히 수락해 주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이어 김 지사는 9.12지진 진앙지인 내남면 부지1리 마을회관을 찾아 주민들에게 피해상황과 건강상태를 일일이 물어 보면서 위로했다. 마을회관에서는 미리 준비해온 라면과 김밥으로 주민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식사자리에서 몇몇 주민들은 계속되는 여진으로 불안감과 두통, 불면증 등의 ‘지진 노이로제’ 증상을 호소하기도 했다.이에 김 지사는 관계공무원에게 지역의 주요 대학병원 및 도립의료원 등과 협력해 심리안정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피해지역을 순회하면서 상담과 치료를 병행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김 지사는 “지진피해로 큰 상처를 입은 경주시민들이 계속되는 여진과 24일 강진이 올 거라는 인터넷 괴담으로 또다시 불안해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도지사로서 현장에 오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경주시민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안전하게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청이 경주에 임시이전 했다는 각오로 전 행정력을 동원해 지원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괴담이 지나간 25일 경주지역은 피해복구와 함께 관광객들도 다시 늘어나면서 일상의 모습을 회복하는 듯하다.한산했던 경주의 주요 관광지 첨성대와 불국사는 주말 들어 다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25일 오후 경주 첨성대를 찾은 관광객 이 모씨(46·대구 달서구)는 어제 강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괴소문을 듣고 많이 불안했었는데 아무 일 없이 지나가 다행”이라며 “지진 여파로 경주에 관광객들이 많이 줄었다는데, 지진피해가 빨리 복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지진 여파로 아직 평상 수준의 관광객들이 몰려 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상인들은 관광객들의 발길에 화색이 돌았다.보문단지 내 한 상인은 "몇 일전부터 큰 지진이 온다는 괴소문 때문에 지역 주민도 불안해 하고 관광객들의 방문이 뚝 끊어져 이래저래 마음고생이었는데 평소보다 많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이곳을 찾아주는 관광객들을 보니 너무 고맙다"고 했다.9.12 지진 여파로 대량 예약 취소 사태를 맞은 보문관광단지 내 콘도와 호텔 등도 아직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았으나 결혼식과 세미나 등 각종 행사는 취소 없이 진행되면서 예약율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경북도는 하반기 행사를 경주에서 열기로 결정한 데 이어 정부 주요 부처 행사의 경주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경상매일신문=노재현ㆍ김달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