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다가오자 경기침체에 콜레라까지 덮쳐 한적했던 포항 죽도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 그러나 시장 내 횟집은 여전히 손님이 없는데다 배춧값의 폭등으로 농산물 시장 상인들까지 울상을 짓고 있다.12일 오전 11시 포항 죽도어시장은 시민들을 붙잡으려는 상인들의 외침과 흥정이 오가는 소리로 흥겨운 분위기를 보였지만 어시장 상인들의 속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상인 정모(43‧여)씨는 “콜레라 때문에 수산물 가격이 예전과 비슷해도 손님들이 내켜하지 않는 게 눈에 보인다”고 하소연했다.때마침 한 시민이 조기 가격을 물어와 “세 마리에 3만 원”이라고 대답하자 “2만 원으로 해달라”며 흥정을 시도했고, 정씨는 망설이다 “그렇게 하면 남는 게 없다”고 말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손님을 보낸 뒤 그는 “사주면 고마운 상황이니 흥정을 요구하면 단돈 1천 원이라도 깎아주고 파는 게 낫다”고 말했다.어판장 역시 명절을 앞두고 특유의 활기를 띄고 있었지만 전보다 한산한 분위기는 채우지 못했다.죽도시장 내 횟집은 더욱 심각했다.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사를 하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남해에서 발생한 콜레라의 여파가 포항을 비롯한 동해안지역까지 퍼지면서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간혹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물회를 먹고 가라고 해도 냉담한 반응만 돌아와 업주들은 아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업주 조모(64)씨는 “콜레라 때문에 파리만 날려서 문도 일찍 닫는다”며 “그래도 날 좋으면 점심을 먹으려는 손님들이 조금이라도 있었는데 오늘은 비까지 내려 다들 거들떠도 안 본다”고 하소연했다.농산물 시장의 경우, 나물, 과일 등을 구매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지만 가격이 폭등한 배추를 사가는 이들은 드물어 상인들의 표정이 완전히 밝진 못했다. 이처럼 수산업와 농산물업계가 각각 콜레라와 배춧값 폭등으로 무거운 한숨을 쉬는 반면 전 가게와 분식 골목, 수제비 골목 등은 여전히 북적이며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해 풍성한 추석의 모습을 남겨두고 있었다. [경상매일신문=김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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