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추석명절 연휴를 맞아 현장 민심 듣기에 나선다. 정말 지역민심을 제대로 귀담아 듣는지 알 수 없지만 이번에는 각오가 남다른 것 같다. 대권후보들의 움직임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다. 매년 이맘때면 의례적으로 나타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매년 명절이 지나면 정치권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바람이다. 그러나 여전히 정치권은 지역민심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보인다. 정치권이 또다시 추석민심 탐방에 나섰지만 미덥지 못한 이유이다. 그래도 이번엔 기대해볼만 하다. 정치권의 명절 민심탐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여야 대권 잠룡들이 나서 현장 행보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심 잡기에 주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여권 잠룡들은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에 비해 여론지지율이 현저하게 떨어지자 이번 연휴를 기점으로 연말까지 두자릿 수 지지율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유권자들과의 직접 접촉면을 넓히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유승민 의원은 연휴에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의 재래시장을 찾아 서민과 상인들의 민심을 직접 챙긴다. 유 의원은 연휴 나머지 기간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오는 30일 서울대 특강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도 추석 연휴 시작을 전후해 지역구인 부산 중구·영도구의 복지관 등을 찾아 취약계층의 민심을 직접 들을 예정이다. 부산지역 동료 의원들과 함께 부산역에서 귀성·귀향객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역민들과의 스킨십도 강화한다.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정우택 의원은 지역구인 청주의 육거리 시장에서 장보기 행사 등을 소화하고, 잠룡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되는 원유철 의원은 연휴가 시작되는 14일 경기도 평택 공군한미연합작전 사령부와 해군 2함대 사령부를 방문, 장병들을 위로한다.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번 연휴에 저서 출간을 준비하는 동시에 지역구 행보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에 `공생(共生) 연구소`를 연 오 전 시장은 `지금 왜 개헌인가`에 이은 두 번째 저서 `왜 지금 공존과 상생인가` 집필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연휴에 경기도의 대표적 사업인 `행복 카셰어`의 실시 현황을 직접 점검할 예정이다. 행복 카셰어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한부모가족 등 취약 계층에 주말·공휴일에 운행하지 않는 관용차량을 무상공유하는 사업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환경미화원들의 작업 현장을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귀성객들이 몰리는 제주공항과 여객 터미널 수용상태를 점검하고, 지구대와 소방서 등을 방문해 연휴에 일하는 근무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잠룡들의 추석민심듣기가 의례적인 행사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정말로 지역민심이 어떤지 확인해야 한다. 새누리당에 대한 지역민심도 듣고 현 정부에 대한 평가도 그대로 들어봐야 할 것이다. 처절한 자기반성 없이 미래는 없다. 현재의 정국상황이 왜 발생했는지 고민하는 추석민심듣기가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