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지난 7일 대학 강연으로 정치 행보를 본격화했다. 유 의원은 이날 한림대에서 가진 특강에서 그동안 자제해왔던 정치적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정치·경제·사회의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도 얘기했다. 유 의원은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강의를 시작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할 생각”이라며 “필요하면 현장도 가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을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에 출마를 결심하게 되면, 설명드린 이슈에 대해 공약을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준비할 생각”이라며 “제3지대에 간다는 생각은 안 한다”고 밝혔다.유 의원은 ‘왜 정의인가’란 주제의 강연에서 자신의 정책적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자사고와 특목고 때문에 고교 평준화 제도가 무너졌고, 일반고의 공교육은 정말 교육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며 “개천에서 용이 나고 집안이 어려워도 자기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제2의 고교 평준화’를 생각해야 한다”고 교육정책에 대한 방향을 분명히 했다.유 의원은 야당이 주장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주장에 대해서도 “판사도 돈, 검사도 돈이라고 하는 등 사법 정의가 무너졌다. 저 사람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개혁이 필요하다”며 “야당에서 주장하는 공수처는 옛날에 우리가 한나라당 시절 주장했던 것이고, 안 받아들일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그는 ‘모병제 도입’에 대해서는 “부잣집 자식들은 군대에 가지 않을 것이고, 형편이 어려운 가난한 집 자식들만 군에 가게 된다”며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 측면에서 용납이 안 되는 발상”이라고 말했다.유 의원은 서울시에서 도입하는 청년수당에 대해선 “재정 자립도가 낮은 전남·강원 같은 곳의 청년들은 돈을 받지 못하는데, 부자 시인 서울시만 주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것”이라며, 자신이 주장한 ‘중부담, 중복지’의 실현을 위해서 “세금을 조금 올리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한편, 유승민 의원의 ‘정의’를 필두로 새누리당 예비 대선 주자들의 대선 이슈 쟁탈전이 불붙기 시작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행정수도 이전과 모병제’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감당할 수 있는 복지`를 중심으로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김무성 전 대표도 “대통령이 (인구 문제) 전담 장관이 돼야 한다”, “개헌이 없으면 나라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경상매일신문=류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