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디찬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하얀 눈속에서 명이 싹이 올라오는 것을 볼때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울릉도에 들어가 3년만 살고 오겠다던 다짐이 어느덧 27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곳에서 만난 명이나물이 때문이다. 윤성근(56)대표가 이끄는 농업회사법인(주)독도무역은 국산 산마늘 명이와 국산 고추냉이 잎 절임을 생산·가공·제조·도매하는 회사다. 값싼 중국산 명이나물이 판치면서 주도권을 잃어가고 있는 국산 명이나물의 입지를 확보하고 소비자들에게 보다 좋은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윤 대표는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와 흥해읍 학천리, 망천리 등 총 4천여평에서 명이를 재배하고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명이는 4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약 20일간 생산이 이뤄진다. 이 시기에 맞춰 독도무역을 방문, 견학하면 명이를 생산해 씻고 담고 절이는 과정을 다 볼 수 있다. 특히 생잎은 물론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도 하는 것은 덤이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도 충남 부여군에서 견학 온 손님들로 회사는 장사진을 이뤘고 윤 대표는 접대하느라 바빠 보였다. 영락없는 농장주인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윤 대표는 사실 20년차 사업가다. 충청도 연기군 출신인 윤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집을 떠나 대구에 왔다. 일찍부터 사업을 시작해 포크레인에서부터 호텔 내 120평짜리 횟집까지 운영했다. 사업이 망하고 울릉도에 들어가 10여년간 선장 일을 하며 조용히 지내오던 그는 또다시 사업가 기질을 발휘, 해운업에 뛰어들었다. 독도관광해운을 설립해 울릉도~독도 뱃길을 최초로 연 그는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했다. 2010년 당시 명이가 고갈될꺼라 예상, 충분히 가능성있는 사업이라는 그의 판단은 옳았다. 지난 2010년 (주)독도무역 회사를 설립하고 2012년 매출액 2억 돌파, 2015년에는 9억을 훌쩍 넘겼다. 2016년 3월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까지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절임류 명이나물 생산공장에서는 전국 최초로 HACCP 인증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이달 중으로는 포항시 남구 송도동에 `명이사랑`이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명이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는 음식점을 개업할 계획이다. 인터뷰 내내 열정으로 가득하던 윤 대표에게서 앞으로 펼쳐질 그의 변화무쌍한 사업아이템이 기대되는 한편 우리가 명이를 부담 없이 즐길 날도 머지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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