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태풍 라이언록의 간접영향으로 물폭탄, 산사태, 터널붕괴 등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고 있는 울릉도에 31일 피해복구 작업이 본격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낙석, 진흙탕 등으로 애로를 겪고 있으며 강풍으로 인한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울릉도 전 지역에는 평균 398㎜의 물 폭탄이 쏟아져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서면 지역은 494㎜의 집중 폭우가 쏟아져 하천 제방이 붕괴되는 등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31일 울릉군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울릉읍과 서면 지역의 18가구와 자동차 15대가 물에 잠겼다.
도로시설 34곳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울릉읍 사동리 `가두봉 피암 터널(35m)`은 산사태로 완전이 붕괴됐다. 터널 예상복구액은 60~70억 원으로 보고 있다.
또 울릉읍 울릉터널 주변과 울릉초등학교 인근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들이 긴급대피하는 소동을 겪었다.
도로 곳곳에 낙석사고가 이어졌고 축대벽과 낙석방지책 12곳이 부서졌다.
울릉읍 사동1리 도로 100m도 쓸려 내려갔다.
남양천, 사동천 제방이 무너졌으며 울릉읍 도동리 일부 지역에는 산사태로 전신주가 넘어지면서 전기공급이 끊겼다.
폭우로 인해 울릉읍 사동리 주민 32가구 60명, 사동 1리 복개천 범람으로 16가구 25명이 경로당, 대아리조트 등으로 피신했다. 울릉초등학교 인근 주민 16가구 35명도 침수로 경로당 등으로 피신한 후 31일 집으로 돌아갔다.
서면 남양리 주민 A씨는 "태풍의 간접 영향에도 이렇게 피해를 보고 있는데 직접 강타했으면 어쩔 뻔 했냐"며 도리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섬 전역에 수십 가구가 침수되거나 가옥 파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대책본부는 상세한 피해규모를 현장조사와 함께 집계 중에 있다.
이번에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서면 지역의 주민 34명도 호우 피해를 우려해 면사무소 등으로 대피했다가 안전하게 귀가했다.
산사태 현장에서 응급복구를 하던 근로자 1명은 늑골 부상으로 울릉군의료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나빠져 31일 오전 11시 동해해양경비안전서의 경비함이 강원도 동해항으로 긴급 이송했다.
울릉군은 31일 인력 125명과 장비 20여 대를 투입해 응급복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산하 직원 150여 명도 투입됐다.
이들은 일주도로 3곳에서 낙석을 제거하고 토사가 유출된 3곳에 응급조치를 끝냈다.
침수 피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수십곳의 배수로도 소통했다. 산사태와 낙석으로 통행을 통제한 일주도로와 시가지 침수지역을 중심으로 복구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전력은 정전이 난 가구에 전기공급을 재개하기 위해 응급복구를 하고 있다. 울릉군여성단체협의회 회원들은 김밥, 간식, 생수 등을 복구팀에게 공급하면서 침수가구들의 청소도 도와주고 있다. 의용소방대도 등 지역 기관단체들도 자원봉사로 힘을 보태고 있다. 포항과 울릉을 잇는 정기여객선은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6일째 운항이 통제되고 있다. 육지와 울릉을 잇는 정기여객선들의 정상적인 입출항은 동해 및 울릉도에 내린 폭풍해일주의보가 해제되는 3일께나 이뤄질것으로 보인다. 현재 울릉도는 여객선의 장기 결항으로 생필품 부족과 우편물, 각종 택배 수송은 차질을 빗고 있다. 지역 항포구에는 200여 척의 오징어잡이 어선 등 선박들이 꼼짝없이 발을 묶고 있다.독도경비대는 별다른 피해는 없어나 바닷물을 끌어올려 담수로 만드는 조수기가 거센 파도로 인해 작동이 불가능해 원활한 식수 공급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 국민안전처는 특별교부세 8억원을 긴급 지원 한다고 밝혔다.
울릉=조영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