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의 오염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식수원인 낙동강은 매년 여름철이면 맹독성물질을 함유한 남조류가 창궐해 수돗물을 걱정해야 하고,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물고기 떼죽음으로 시민들을 불안으로 몰고 있다.여기에다 최근에는 환경부가 지정한 4급수 지표종인 실지렁이가 발견되면서 1천300만 시도민의 식수원이 크게 위협을 받고 있다. 4대강사업이 완료된 5년 만에 낙동강이 죽음의 강으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대구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최근 식수원 낙동강에서 새로운 오염 지표종인 실지렁이가 발견됐다. 실지렁이는 환경부가 지정한 4급수 지표종이다. 환경부가 규정하는 4급수는 ‘오염된 강물에는 실지렁이, 깔다구, 나비에벌레, 거머리, 꽃등에 등의 생물이 산다’고 정의하고 있다. 낙동강이 4급수의 강으로 전락했다는 의미다.4급수는 수돗물로 적합하지 않으며 다만, 약품처리 등 고도청수처리 후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는 있다. 낙동강이 식수원으로써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는 대목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사무처장은 “낙동강이 4대강사업 이 후 맹독성물질을 함유한 남조류가 대량 창궐하고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낙동강에 실지렁이가 출현한 것은 낙동강이 수돗물로 적합하지 않은 강물로 전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낙동강의 이런 전조는 이미 예견 됐었다.4대강사업으로 설치된 보가 흐르는 물을 막으면서 강의 생태계에 많은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처장은 “지금 낙동강의 강바닥은 과거의 고운 모래가 아니다. 흐르지 않는 강은 강바닥에 각종 부유물과 조류 사체 등을 퇴적시켜 그것이 썩어 뻘로 뒤덮인 것”이라면서 “시커먼 썩은 뻘바닥은 용존산소조차 고갈되면서 실지렁이가 급격히 증식할 수 있는 환경으로 낙동강이 변해버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정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루속히 4대강 보의 수문을 완전히 여는 것이다. 아니면 4대강 보를 해체하는 것”이라면서 “물론 한꺼번에 보를 해체하거나 수문을 여는 것은 또 다른 생태적 문제를 안길 수 있으니까 순서를 정해서 해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한편,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오전 낙동강 사문진교에서 ‘4급수 지표종 실지렁이 발견’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에 △4대강 보 수문을 즉각 개방 △실지렁이 낙동강 전역에서 전수조사 실시 △4대강 보 해체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 처장은 “어찌됐던 강이 흐르면 자연스레 유속이 생기면서 그동안 우려됐던 것이 하나둘 해결될 것”이라며 “정부는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요구하는 사안을 즉각 수용해 낙동강을 다시 살리는데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상매일신문=노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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