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잠룡들이 ‘8·9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대권을 향한 본격 레이스를 시작한 모습이다.4·13 총선 참패 이후 급격한 정치 지형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숨고르기를 해왔으나 이번 전대를 통해 당내 상황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의 막이 오르는 듯 하다.민생탐방, 대학 특강, 외국 방문 등 거침없는 전방위 행보를 보이는 것은 물론 굵직한 현안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냄으로써 대권주자로서의 존재감을 적극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김무성 전 대표는 약 3주간의 민생탐밤을 마치고 돌아와 중국방문길에 올랐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가 경색 일로에 처한 시점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아울러 당 대표 시절 청와대에 공개사과를 하는 사태를 초래했던 ‘상하이 발언’의 진앙이기도 한 중국을 대선을 코앞에 둔 이 시점에 다시 찾는다는 것 자체가 관심을 끈다. 방중 기간에는 지린성 옌볜 조선족 자치주 일대를 다니며 ‘통일 세미나’에 참석, 백두산 탐방 일정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새로운 잠룡으로 떠 오른 유승민 전 원내대표(대구 동구을)는 20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가 시작하는 다음 달부터 전국을 권역별로 순회하며 대학 등에서 ‘시대정신’ 등을 주제로 강연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평소 사회적 경제, 경제민주화 등 진보 진영의 화두로 여겨지는 이슈를 공론화하며 ‘개혁 보수’의 이미지를 굳혀온 유 전 대표는 보수정당으로서는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는 젊은 세대와의 접촉 기회를 늘리는 것을 대권전략으로 삼은 듯 하다.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 등 소장파 주자들은 유독 ‘연합 작전’이 두드러진다.이들 ‘50대 기수들’은 최근 들어 부쩍 회동이 잦다. 각종 공식행사 참석 등을 명목으로 하고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 가능성에 대비해 모종의 역할을 도모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들이 이미 ‘지역조직 다지기’에 돌입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현직 광역단체장으로서 각자의 지역 현안에 매진하면서도 대연정, 개헌 등 각종 정국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여의도 정치권과도 적절한 스킨십을 유지하며 나름의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경상매일신문=류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