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인수금과 유상증자 등으로 약 6천억 원을 투자한 포스코플랜텍 울산공장(옛 성진지오텍)이 한 지방 기업에 헐값으로 팔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투자은행(IB)업계와 포스코플랜텍에 따르면 포스코플랜텍은 최근 영남지역의 한 소규모 플랜트 기업을 울산 1·2공장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기업은 울산 1·2공장 설비와 부지를 모두 사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공장의 매매 가격은 500억~800억 원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3월 울산에 공장을 둔 플랜트 기업 성진지오텍을 1천600억 원에 인수하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 4천400억 원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원했다. 결국 이번 매각으로 건지는 금액은 총 투자액의 10분의 1가량에 불과하다. 포스코는 성진지오텍을 인수하면서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회사”라고 홍보까지 했으나 6년 반 만에 막대한 손실만 본 채 울산공장 청산의 길을 걷고 있다.업계 소식통에 의하면 아직 완전한 매각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8~9월 중 완료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매수의향사의 관계자는 “협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매각 완료 시점을 아직 확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옛 성진지오텍을 청산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도 커지게 됐다. 이미 이 회사는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낸 끝에 지난 4월 전액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상장 폐지됐다. 3월 기준 소액주주 지분은 16.26%였으며 사실상 휴지조각이나 다름 없는 주식으로 전락했다. 상장 폐지 당시 포스코플랜텍의 정리매매 가격은 90원까지 떨어졌었다. 이후 울산공장 매각, 대주주인 포스코의 지원 재개 기대감으로 장외시장인 K-OTC BB에서 최근 500원대까지 올라 거래되고 있다. 다만 울산공장이 매각된다 해도 이 자금은 영업 외 수익으로 분류되면서 일반주주에게 돌아갈 가능성은 극히 낮다. 투자자들의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편 성진지오텍의 오너였던 전정도 세화엠피 회장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5월 서울고법 형사11부(서태환 부장판사)는 전 회장을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전 회장은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포스코플랜텍이 세화엠피에 맡긴 이란 플랜트 공사 대금 7천195만 유로 중 5천420만 유로(약 662억 원)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그가 빼돌린 대금 중 상당 부문은 포스코 관계자뿐 아니라 정치권 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포스코 임직원들은 물론 포항시민들까지 다 알 정도로 성진지오텍의 인수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알려진 L모 전 의원은 직년 검찰수사 당시 성진지오텍 인수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었다.
[경상매일신문=강동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