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는 부모에게 영원한, 사랑스러운 ‘갑’입니다 -최근 뉴스에 회자되는 용어 중의 하나가 ‘갑’과 ‘을’의 이야기입니다. 인간 사회에서 영원한 갑은 자식인 것 같습니다. 과학적으로도 태아는 영원한 ‘갑’인 것 같습니다. 임신과정을 보면 태아는 매우 사랑스러운 ‘갑’입니다. 얼마 전 진료하던 임신부 한분의 아기, 태명이 ‘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 맞다. 아기가 갑이 맞구나.’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지나갑니다. 태아는 너무나 어여쁜 ‘갑’입니다. 임신을 하는 것도 건강한 정자와 난자가 선택하는 것입니다. 엄마와 아빠가 아무리 임신하고 싶다고 하여도, 아무리 임신을 피하고 싶다 하여도 엄마와 아빠의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임신이 되는 것은 아기의 선택입니다. 수정하는 것도 정자와 난자의 선택입니다. 수정이 되고, 어느 정도 성숙이 되어야 아기는 착상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세포분화(성숙)하는 것도 아기의 의지입니다. 착상과정에서는 태아는 세포를 더욱 더 분화하여 마치 식물이 대지에 뿌리를 내리듯이 엄마의 자궁벽에 자리를 잡습니다. 임신을 유지하기 위해 태아는 엄마에게 거부할 수 없는 부탁을 하여, 여러 가지 호르몬을 분비하게 하기도 하고, 어떤 호르몬은 억제시키기도 하여 임신을 유지하게 합니다. 양수를 먹고, 소변으로 다시 배출하여 엄마의 자궁 공간을 넓혀갑니다. 이때도 엄마가 거부할 수 없도록 아주 조금씩, 자신이 매일 자라날 수 있는 공간만큼만 양수를 만들어 나갑니다. 만약 아기가 공간을 더 넓히기 위해 갑자기 너무 많은 양수를 한꺼번에 만들게 되면, 엄마는 견딜 수가 없어 자궁 수축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임신을 유지하기 위해서 아기는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 엄마의 뇌에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엄마 자궁을 좀 더 쉽게 늘어나게 해 주세요.’ 임신이 진행될수록 아기는 태반에서 ‘황체호르몬’을 생산하여 엄마에게 부탁을 합니다. 엄마는 이 거부할 수 없는 부탁에 의해 ‘릴렉신(Relaxin)`이라는 호르몬을 만들게 되고, 태반에서 건너온 황체호르몬과 함께 엄마의 자궁 근육도 쉽게 늘어나게 하고,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엄마의 장 근육도 늘어나게 되어 배변이 불편한 현상도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여러 관절들이 쉽게 늘어나서 모든 관절에 통증을 느끼기도 합니다만, 아기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는 엄마는 이 불편함을 감수하게 됩니다. 출산 진통은 엄마가 만들까요? 막달이 되면 엄마도 배가 너무 커져서 여러모로 생활하기가 불편합니다. 이제 아기가 그만 밖으로 나오면 좋겠습니다. 내일 출산을 하겠다고 하여도 내 맘대로 되지 않습니다. 출산일도 아기가 결정합니다. 임신 후반부가 되면, 아기가 양수를 계속 만들어 엄마의 자궁을 넓혀보려 하지만, 더 이상 엄마의 자궁이 늘어날 여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태아는 어느 정도 자라서 세상에 태어나도 혼자서 호흡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성숙이 되었습니다. 아기는 더 이상 엄마의 자궁 속에서 자라기에는 공간이 너무 협소하고, 영양도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불편하게 됩니다. 이제 서서히 엄마에게 새로운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엄마가 이제는 자궁을 더 이상 늘이지 말고, 자궁 수축을 만드는 호르몬(옥시토신, Oxytocin)을 만들게 부탁을 합니다. 엄마의 몸에서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하게 되어 서서히 자궁 수축이 진행이 됩니다. 자궁 수축은 아기의 엉덩이를 밀어서 머리가 골반을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위입니다. 이 수축으로 인해는 엄마는 산통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아기가 건강하게 순산하기 위해서는 엄마는 이 불편함을 감수하게 됩니다. 자 그러면, 아기가 충분히 성숙하지 못하고 너무 일찍 나오는 경우는 어떨까요? 조산이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태아가 엄마 뱃속에서 생활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폐 성숙 입니다. 태아의 폐 성숙은 임신 34주에서 36주 사이에 완성이 됩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태아가 임신 36주 이전에 태어나게 되면 혼자서 호흡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인공호흡기를 통해서 아기에서 산소를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이런 조산의 경우에도 진통을 만드는 것은 태아의 선택입니다. 아기는 왜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통을 만들기 시작한 것일까요. 엄마가 힘이 들면 아기도 힘이 듭니다. 엄마가 너무 과로를 하거나, 엄마가 어떠한 질병이 생기거나, 엄마의 자궁 내 환경이 태아의 성장과 생명유지에 위협을 가하는 상황이 되면, 태아는 엄마에게 부탁(명령)을 하여 자궁 수축을 만들도록 합니다. 조산을 유발하는 이유는 태아가 생명에 위협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만들지 않도록 엄마의 몸을 임신 기간 동안 가장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엄마의 역할입니다. 엄마의 몸은 임신 기간 동안에는 태아의 집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되면 아기의 상태와 엄마의 자궁 환경을 세밀히 살펴서 아기를 엄마 자궁 환경을 아기에게 유리하도록 개선을 할 수 있는 경우에는 치료를 하여 임신을 마지막 달까지 유지하도록 하는 합니다. 하지만, 엄마의 자궁 환경을 개선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조산임에도 불구하고, 아기가 출산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대로 두었다가는 아기의 생명과 성숙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부모에게는 영원한 ‘갑’입니다. 이 진실은 임신 중 뿐만 아니라, 아이가 태어나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