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부터 하루 종일 양학동을 제외한 포항 북구지역에서 흙탕물이 공급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이날 포항의 낯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에도 수돗물까지 사용하지 못하자 시민들의 불만이 폭주했다.포항시에 따르면, 이번 흙탕물 공급은 북구 지역의 상수원인 안동 임하댐의 고탁도 원수 유입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포항시 관계자는 “임하댐의 물에 유입된 성분은 황토 성분으로, 매우 미세한 입자로 구성돼 있어 양덕정수장에서 여과 과정을 거쳐도 입자가 남아있었고, 물 사용량이 워낙 많다보니 정수 과정에서 충분히 침전될 시간이 부족해 흐린 물이 공급됐다”고 해명했다.
이로 인해 양덕정수장이 물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포항 북구지역 8만1천 세대가 큰 불편을 겪었다.
양덕정수장은 북구지역에 일평균 10만 t의 물을 공급하고 있다.9일 오전 7시부터 정상 공급이 이뤄졌지만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시달렸던 시민들은 제대로 씻거나 마시지도 못하고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특히 24시간동안 흙탕물이 공급됨에도 시에선 공급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시민들의 거센 비난을 자초했다.장성동 주민 최모(40)씨는 “안 그래도 물 사용량이 많은 여름철인데 하루라도 이런 식으로 방치해두는 시의 행정을 이해할 수가 없다”며 “물 공급을 중단하거나 상황 설명이라도 제대로 해줬어야 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44ㆍ여)씨는 "밥을 해먹기 찝찝해 사 먹었고, 물도 인근 마트에 가서 생수를 사왔다"며 "정수처리 시설이 어떻게 돼 있길래 이런 일이 발생하냐"고 불만을 드러냈다.이와 더불어 오염물질의 유입 및 공급에 대한 우려도 제기돼 포항시의 정수처리 기계 및 시스템 향상 등 대책 마련도 요구된다.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당시 공급 중단을 검토했지만 인체엔 무해하고, 갑자기 중단하면 더 큰 혼란을 겪을 우려가 있어 중단은 하지 않았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신경 쓰고, 시설 보완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경상매일신문=김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