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견디기 힘든 폭염에도 불구하고 에어컨도 맘대로 켜지 못하는 전기요금 누진제를 하루 빨리 개선해야 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특히 주택 구조상 냉난방에 열악한 저급주택에 사는 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매년 8, 9월만 되면 상상외로 많은 전기료가 부과 되는 바람에 ‘전기요금 폭탄’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 이는 지난 달 전기요금 부과로 사실임이 밝혀졌다. 한국전력의 정보공개로 확인된 자료에 따르면 8월 가정용 주택사용량이 7월에 비해 25% 늘어났지만 누진제와 요금 인상으로 인해 전기요금은 63.4% 인상된 것으로 드러났다.8월 가구당 평균 사용량은 전 달에 비해 59.3kWh 증가했으나 가구당 평균 요금은 7월 2만7천814원에서 4만5천357원으로 무려 1만7천543원이나 올랐다. 한전에서 분류해 놓은 4~6단계 누진제를 적용받는 가정이 47.2%에 달했고, 가장 높은 누진제를 적용받는 6단계 누진 대상도 총가구의 7.5%인 161만 가구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전달보다 크게 오른 요금을 부과 받았고, 특히 4단계와 5단계, 6단계 누진제를 적용 받은 47.2% 가구의 8월 전기요금은 폭탄수준이었다. 이는 불합리한 누진제 때문이다. 누진제의 불합리한 점을 간단히 말하면 전기를 13% 쓰는 주택 주인이 요금을 40% 부담하는 ‘징벌적 요금제’라는 것이다. 즉, 같은 전력량을 써도 산업용은 주택용의 10% 수준에 불과하다.이러한 누진제의 불합리성 때문에 이번 달 전기요금이 부과되자, 항의가 빗발쳤고 지난달 초엔 한전 홈페이지 전기요금 조회 기능이 다운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있다. 최근 폭염 속에도 가정용 누진제 전기료 폭탄을 못참아 한전측에 전기려 반납과 개선을 촉구하는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 2천 명이 넘는 국민들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부당하게 받은 전기요금을 돌려달라는 집단 소송에 참여했으며 하루에도 수백명이 소송에 참여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 포항시 북구 동빈동 주부 김모(60) 씨는 “단 둘이 사는 집에 지난 달 하순 밤에 너무 더워서 4~5일 간 한두 시간 정도 에어컨을 켰는데 자동이체 통장에서 20여 만 원이 전기료로 빠져나갔다.”며 "소송을 통해서라도 누진제를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포항시 북구 대신동 강모(62)씨도 전기료가 겨울철에 비교해 5배 이상 나와 한전에 알아봤더니 “가정용은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덥다고 에어컨 같은 걸 함부로 쓰면 안된다”고 설명을 해 한전 측에 누진제의 개선을 강력 촉구했다.같은 전력량을 써도 누구는 5천 원, 누구에겐 수십만 원이 되는 전기요금. 이쯤 되면 에어컨은 서민들에게 장식품이나 다름없다.다가오는 겨울, 기름값 걱정에 보일러 한번 켤 수 없는 어려운 서민들이 또다시 수십만 원 누진제 피해자가 되는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게 전기료 관련 집단소송인들의 주장이다. [경상매일신문=강동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