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젖줄인 형산강이 신음하고 있다. 형산강에서 채취된 재첩은 물론 형산강 둔치에서 자라는 각종 야생 쑥과 냉이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중금속이 검출됐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형산강 일대의 토양과 수질에 대한 전면적인 환경오염 조사와 함께 정기적인 실태조사가 요구되는 이유다.포항시는 형산강 재첩의 중금속 오염을 알면서도 직접 시민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현장에 채취하지 말아 줄 것을 당부하는데 그쳤다. 결국 중금속이 검출되고 언론보도 후 포항시 관계자는 시청 브리핑룸을 방문해 해명하는데 급급했다. 대한민국 사회는 먹는 음식에 대해 대단히 민감하다. 채취량이 많지 않다고 방치해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형산강 하구에는 거대한 철강공단이 있다. 철강공단은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이끌었다. 포항을 부흥시켰지만 반대로 환경적인 피해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런 사태가 발생할 때 마다 철강공단이 의심받는다. 여기에다 이보다 위쪽에서 흘러내린 퇴적물도 의심을 살 수 있다. 인근 하수처리장도 의심받기는 마찬가지다. 과거 형산강은 인근 지역민들에게 수산물 채취와 놀이공간을 제공하는 등 삶의 원천을 이루는데 한몫을 했다. 지금도 이곳에서 자란 포항지역 중장년은 형산강에서 놀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있다.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이다 보니 이곳에서는 바다에서 잡히는 해산물도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어류도 풍부했고 조개류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추억이 돼 버렸다.환경운동연합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경북도가 봄철 다소비 야생 봄나물에 대한 오염 우려지역 조사에서 형산강 둔치에서 채취한 쑥과 냉이에서 중금속인 납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쑥과 냉이 모두에서 0.6~07㎎/㎏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공전(公典) 안전기준(0.3㎎/㎏)을 초과했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은 나아가 포항시민의 식수원인 형산강에서, 친숙한 먹거리인 나물과 재첩이 중금속에 오염됐는데도 지금까지 방치해 온 것은 포항시의 안일한 사고는 물론 직무유기해당한고 비난했다.사정이 이렇다보니 형산강에서 어획되는 어류들에 대한 중금속 오염 우려도 일각에서는 제기하고 있다. 형산강에서 잡히는 어류는 숭어, 전어, 붕어, 장어 등으로 허가를 받은 자망어어업선 6대만이 어획 할 수 있다. 문제는 판매다. 자율판매가 이뤄지면서 유통경로 등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포항시는 어류의 중금속 오염을 낮게 보고 있다. 어류의 경우 서식환경 상태에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중금속에 오염될 확률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과학적 근거로 보기에는 부족하다.이제부터라도 포항시는 형산강 일대 중금속 오염의 원인과 각종 환경영향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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