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모 아파트의 주민들이 한 여름에 도시가스 요금폭탄을 맞아 논란을 빚고 있다.포항시 우현동의 K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오모씨는 얼마 전 황당한 경험을 했다.도시가스 공급업체에서 80만원의 미납요금을 납부하라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평소 여름이면 3만원 정도의 요금이 부과되던 것을 감안한다면 무려 30배에 가까운 요금이 청구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오 씨는 도시가스회사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고 업체는 6개월간 밀린 요금이 청구됐다는 답변을 했다.확인결과 이같이 과다한 요금이 부과된 이유는 8년 전 아파트 외부에 설치된 원격 계량기의 오작동이 원인이었다. 원격 계량기가 잦은 말썽을 부리면서 집안에 설치된 계량기와의 측정값이 큰 차이를 보인것이다오 씨가 이 같은 피해를 입은 건 이번만이 아니다. 6개월 전에도 똑같은 이유로 80만원에 가까운 요금을 가스공급업체에 지불했다.오 씨 외에도 다른 몇몇 가구도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입주민 김모(36)씨는 “2009년도에 입주 후 계량기 고장이 자주 발생했다. 우리집 뿐만 아니라 주위 많은 분들이 최소한 한두 번 정도는 계량기 고장으로 요금폭탄을 맞는 등 곤란을 겪었다”고 말했다.원격계량기의 잦은 고장으로수기로 가스 사용량을 적는 가구만도 전체 400여 세대 중 21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문제는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포항지역 아파트 중 K아파트만이 거의 유일하게 이 같은 피해가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이 처럼 많은 입주민들이 계량기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아파트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관리사무소와 계량기를 만든 제작업체는 손을 놓고 있다.  K아파트 관리사무소측은 “외부검침기는 아파트에서 직접 관리한다. 문제가 생기면 업체를 불러 AS를 신청하는데 한번 방문할 때 마다 수리비 외에 30만원의 출장비가 발생해 1-2가구가 문제가 생겼다고 계속 AS 신청할 수 없는 실정이고 업체와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라며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검침기를 제작한 서울의 A시스템측은 “2008년 준공 후 기계에 별 문제가 없었지만 설치한지 8년이 지나 정부에서 정한 계량기로써의 수명은 이미 다한 상태다. 따라서, 고장이 발생할 경우 교체할 수 있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또한, 외부 디지털검침기와 실내 아날로그 검침기가 호환에 문제가 있어 사용량이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다”라며 변명했다.그나마 포항지역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영남에너지측은 “먼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그들과 상의해 요금을 분납해 징수하는 것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규정을 손질 하겠다” 는 약속을 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경상매일신문=최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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