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북 포항과 경주의 기온이 35.9도까지 치솟는 등 살인적인 폭염이 연일 지속되면서 각종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8일 의성군에 사는 주민 A(여·89) 씨가 자기 밭에서 일하다 온열 질환으로 숨진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폭염으로 인해 총 3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A할머니를 포함 2명이 사망하는 피해를 입었다. 온열질환자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자로써 농사일을 하다가 의식 저하, 근육경련, 저림증, 현기증, 탈진, 구토, 식은땀 등의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축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경북도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7일 현재 2개 시군 13호 축사농가에서 닭 2만2천750마리와 돼지 7마리가 폐사했다. 피해는 폭염이 지속된 안동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안동지역은 지난 주말부터 최근까지 4개 면 지역에서 닭 2만2천여 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지난 24일 안동시 일직면의 닭 사육장에서 출하를 앞둔 육계 5천여 마리가 더위 때문에 죽었다.이 농가에서 사육하는 닭 3만 마리의 17%에 달하는 규모다.같은 날 안동시 서후면의 사육농가에서는 닭 5천500마리가 죽었고 북후면의 계사 2곳에서 각각 4천 마리와 1천 마리, 녹전면의 계사에서는 토종닭 350마리가 잇따라 폐사했다.작년에도 폭염으로 인해 15개 시군 71호 축산농가에서 닭 12만9천477마리, 돼지 109마리가 폐사하는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처럼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경북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경북도는 오는 9월 말까지를 폭염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테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비상대책에 나섰다.허동찬 도민안전실장을 팀장으로한 TF는 관련 부서 과장급 간부들이 상황관리반장, 건강관리 지원반장 등 역할을 맡는다.TF는 무더위 쉼터 4천532개소를 지정하고 관리책임자를 각 1명씩 두고 냉방기 가동 여부 등을 점검한다. 특히 재난도우미 1만109명을 풀 가동시켜 폭염 취약계층을 방문하고 안부전화를 거는 등 폭염예방에 총력을 쏟는다.이와 함께 폭염상황을 신속히 전파하고 국민행동요령을 문자서비스, 가두 및 마을 방송, 자율방재단 홍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할 방침이다.폭염에 의한 가축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가축폭염피해방지지원사업도 펼친다. 사업에는 총 2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축산농가에 축사단열처리, 축사환기시설, 축사전기관리용시설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폭염피해 발생시 농가 경영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가축재해보험료 지원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또 폭염 등 재해대비 및 가축의 생산성 향상과 쾌적한 사육시설 환경개선을 위해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 156억원, 가축에 면역력 강화를 위한 사료첨가제사업 29억 원을 지원하는 등 환경 개선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종수 농축산유통국장은 “올해는 도 자체사업으로 가축폭염피해방지지원사업을 준비하는 등 혹서기 폭염피해 예방활동을 철저히 추진하고 있다”면서 “축산농가에서는 축사에 차광막 및 그늘막 시설 설치, 정전에 따른 폐사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비상전력시스템을 보완하는 등 사육가축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신선한 물을 충분하게 급수해 피해예방에 적극 대처할 것”을 당부했다. [경상매일신문=노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