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남아에서 가장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베트남에 대한 우리 국민들이나 기업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수년전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슨 연유인진 몰라도 베트남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미 많은 국민들이 다녀왔지만 누구나 한번쯤 가봤으면 하는 나라다. 필자는 총 17차례나 베트남을 여행했다. 첫 여행은 1993년대 초 포항의 한 대기업에서 보내준 산업시찰단의 일원으로 간 게 인연이 되어 이젠 눈을 감고도 베트남 전도를 그릴 정도로 훤히 알게 됐다. 그런 관심이 잦았던 여행의 연유는 아마 월남전(戰) 때문인 것 같다. 부산항서 월남으로 떠나는 군인 아저씨들의 뉴스를 보면서 월남은 어디쯤에 있는 나라일까 궁금증이 많았다. 베트남 전쟁의 상흔은 아직도 베트남 현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남아 있다. 상이용사, 고엽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그들의 자녀들. 베트남 현지에 남아 있는 상처는 더욱 심하다. 반대의 경우가 됐다면 아마 한국인들은 베트남과의 수교 정상화를 극렬하게 반대 했을 것이다. 아픈 상처와 부정적인 요소만 보면 월남전은 인류공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 전쟁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베트남 전쟁은 우리나라를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발전하는데 밑거름이 된 너무 고마운(?) 전쟁이 된 셈이다. 그런 베트남전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우리 기억 속엔 베트남은 사시사철 무더운 나라, 살기가 힘든 나라다. 하지만 베트남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베트남 국민들은 한국을 가장 좋아한다는 기분 좋은 뉴스를 종종 접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베트남 곳곳에서는 한국 드라마와 아이돌의 노래에 흠뻑 빠져 있다. 흑백TV로 한국 드라마를 보고 웃음꽃을 피우고 그러다 눈물을 흘리는 나라. 지난 2014년 호치민 인근 빈푹성 어느 시골 가정에 간 적이 있는데 한국으로 시집간 새댁이 가장 부럽다는 시골에서 만난 한 아가씨는 한글을 빨리 배워서 자신도 한국으로 꼭 시집을 가겠다며 중매 좀 서달라고 했다. 이유는 한국가면 많은 돈(베트남기준)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나라 베트남의 경제수도 호치민시(市)가 최근래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눈부신 성장을 해 주변 국가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니 너무 기쁘다.호치민시는 베트남전의 전쟁 영웅이요, 국부 호치민(湖(호)志(지)明(명))의 이름을 따 사이공에서 호치민으로 변경됐다. 그러한 역사적 스토리를 담은 베트남의 경제 수도 호치민(Ho Chi Minh)시(市)의 ‘1인당 국민소득(GNP)’가 최근 6년 동안 무려 75%나 성장했다는 뉴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호치민 시민들의 1인당 GNP는 5천500달러 선이다. 인도차이나 반도 국가 중엔 최상이다.이는 지난 80년대 말 베트남이 가난을 벗기 위해 한국의 새마을운동과 비슷한 ‘도이머이 정책’을 선택한 결과물임에 틀림이 없다. 이 정책은 당시 서기장이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을 본떠 실천했다는 설이다. 최근 호치민시의 서기장 딘라탕(DINH LA THANG) 씨는 지난 2010년 이후 개인소득이 평균 73%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 7월 2일에 열린 ‘호치민시 개명 40주년’ 행사에서 호치민시는 엄청난 경제적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40년 전 호치민시의 인구는 340만 명에서 현재 820만 명으로 급증했다. 인근 위성도시까지 합치면 1천300만명 선이다. 경제규모는 25억 동이었지만 현재는 957조 동(약 430억 달러)으로 급증했다. 지난 1977년 호치민시의 1인당 자택 규모가 8.9㎡에서 현재 17.32㎡로 늘어났다. 1992년 호치민시민의 소득격차는 10배였으나 지난 2014년 말 6.6배로 줄었다. 전 세계가 수년째 장기 불황으로 허덕이는 가운데 이룩한 호치민시의 경제 발전 성과는 가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올해도 호치민시의 경제성장율은 6%를 넘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경제 성장을 모델로 삼아 발전해온 베트남의 경제수도 호치민시를 부러워할 때가 있다니 격세지감이다. 몇년전까지 만해도 한국의 富(부)를 부러워하던 나라였다. 현재와 같은 경제성장률이라면 곧 6천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앞으로도 호치민시는 빠르게 발전할 것이며 미래도 밝다. 새마을운동의 발상 도시 포항시가 이젠 호치민시의 발전 기술을 배워서 실천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포항지역 기업인들은 물론 시청 공무원들도 베트남을 공산주의 폐쇄된 나라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이유는 호치민시와 잘 교류하면 포항지역에서 생산되는 농ㆍ공산품을 많이 팔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악의 상태에 빠져 있는 포항경제에 돌파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