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을 알리는 7월을 맞아 포항시립미술관이 3가지 새로운 전시를 마련했다.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14일부터 오는 10월 2일까지 `Digital 山水人`, `추당(秋塘) 박영달 회고전`, `제11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최지훈-Self Portrait`를 연다. 어디로 떠나야 할까 고민되는 휴가철 미술관으로 피서를 떠나보는건 어떨까.◇ 디지털산수인전
미술관 1층 1,2전시실에 마련된 이 전시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 예술가들이 자연과 사람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하는지 보여준다. 7명의 초대작가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확연히 다른 디지털 시대의 현실을 그려내고, 이를 통해 형성된 우리의 자연관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던진다. 임택 작가는 `仿 옮겨진 산수유람기`를 통해 전통 동양산수화의 공간구성을 디지털 재현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유화로 마무리한 독특한 산수화를 선보인다.황인기의 `오래된.바람 인왕+금강`은 한국 산수의 대표적 상징성을 갖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금강전도를 디지털 기술과 작가의 상상력을 접목해 새롭게 탄생됐다.고명근은 조각과 사진 장르를 결합해 `사진조각`이라는 독창적인 유형의 작품을 통하여 우리의 시각적 차원을 한층 확장한다.김형기 작가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각자의 자화상이 작품 속에서 기억을 깨우듯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수많은 점묘의 LED 빛으로 표출하는 입체조각을 보여준다. 뮌(김민선, 최문선)은 영상설치작품 `멘쉔스트롬`인 30개의 모니터를 통해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서로 다른 타인의 삶의 방식들을 소개한다. 임창민 작가는 시간과 공간을 둘러싼 작가의 독특한 문제의식을 담아 프레임으로 제작해 사진과 영상을 효과적으로 접목하여 표현한다.하광석 작가는 `허상 속의 실체`를 통해 실재보다 더 실재적인 가상이 난무하는 현대사회를 비판하면서 서정적이고 은유적으로 진실과 허구에 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 추당 박영달 회고전 – 사진예술과 휴머니즘
포항이 낳은 사진예술작가 추당 박영달(1913 –1986)을 기념하고 지역미술사를 정립하기 위해 마련된 이 전시는 1층 제4전시실에서 열린다. 박영달의 생애와 사실주의 사진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이번 회고전을 통해 옛 포항의 생생한 삶의 현장을 담은 사진 속에서 진한 휴머니티를 발견할 수 있다. 박영달은 지난 1938년 대구일보 포항지사 기자로 활동하면서 48년간 포항을 지키며 활동한 사진작가다. 6.25 직후 포항에 사진관을 낸 계기로 사진작업을 시작, 한국 근대 사진예술의 개척자인 구왕삼(1909-1977)과 활발한 교류활동을 했고 사진이론의 토대를 다졌다. 그는 사진이 가진 조형성과 사실성은 물론 회화성과 문학성까지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믿었다. 실제로 수필가 한흑구와 교류를 통해 수필창작에도 몰두했고 화가인 이명석 포항문화원 초대원장과의 음악의 이해 등 여러 예술장르에 조애가 깊었다. 청포도 다방을 운영해 포항 지역 문화예술의 사랑방 역할을 이끌어내며 이 시기를 일명 `청포도 살롱시대`라고 불렀다고 한다. ◇ 제11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최지훈-Self Portrait
지난해 제11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로 선정된 최지훈의 초대전이 제3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최지훈은 포항청년작가회와 포항인물작가회장을 맡았으며 포항미술협회에서 지역미술 발전을 위해 활동한 작가다. 그의 이전 작품에는 팝아트적 성향이 묻어있다. 하지만 팝아티스트들처럼 붓이나 사진작업을 이용하지 않고 에어브러시와 독특한 마스킹 테이프 작업 등을 활용하는 독특한 작업세계를 구축했다.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역시 에어브러시 기법으로 완성됐다. 클로즈업한 자화상은 그동안 작품의 주제가 돼온 욕망을 사물이 아니라 인물로 대체했음을 알 수 있다. 솜털까지 섬세하게 표현된 피부조직과 살결의 미묘한 변화, 부릅 뜬 눈과 꼭 감은 눈, 눈살, 눈썹주름 등 사람의 시선을 가장 많이 끄는 얼굴을 통해 매 순간 변화는 감정과 의지를 읽게 만든다. 얼굴 초상화의 인상을 통해 인물의 삶의 고민과 행복을 감지할 수 있고, 인물의 조형적 탐구를 통해 내면세계를 짐작케 한다.한편 올해 12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인 김진우 작가의 시상식과 이점원 교수의 조각작품 기증식이 14일 오후 5시 전시 오프닝과 함께 열린다. [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