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가 올해 들어 제품 가격인상이 이뤄지는 등 상반기 실적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하반기부터 시황 개선 여부와 별개로 유통업체들의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은 것으로 우려된다.최근 3~4년간 철강유통업계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1~2%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자동차강판 연계물량을 취급하고 있는 업체들은 그나마 실적이 괜찮은 편이지만 순전히 유통만 하는 업체들의 영업이익은 3%를 넘지 못하고 있다. 가격이 올라가도 제조업체들이 수익을 낼 수 있을 만한 여지를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유통업체들이 수익을 내기란 여간 힘든 상황이 아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인 가격하락으로 유통재고가 바닥인 상황이어서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또 실제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올라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통업체들 입장에서는 가격인상에 따른 매출 증가 외에는 큰 호재가 없는 실정이다. 결국 유통업체들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이를 위해 유통업체들은 제조업체와 MOU를 맺는 방식의 협력관계를 이끌어 내거나 고객사들과의 협력 방안도 다양하게 모색하고 있다. 또는 사업을 다각화 하는 등 신수요 창출에 애를 쓰고 있다. 현재로선 철강 유통만으로는 수익을 바라거나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신수요 발굴을 위해 제조업체와 협력해 수주에 뛰어들거나 새로운 제품개발을 위해 역시 제조업체에 협력을 구하는 등 지원 협력을 강화하고 고객사들과는 더욱 밀접한 관계 형성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이 같은 상호협력에 따른 동반성장 전략은 제조업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제조업체에서도 수입 강종 대체를 위해 고객사와 공동 개발에 들어간다거나 신규 수요 발굴을 위해 협력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력에 나서고 있다 단순 유통가공 사업만을 영위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은 점점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가 돼가고 있다. 제조업체들이 과거처럼 비용면에서 수익 확보를 위한 지원을 해주는 사례는 이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과거에는 사후 정산이나 물량 할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사 지정 스틸서비스센터(SSC)들을 지원해줬지만 최근 시황이 악화된 이후에는 그러한 지원은 사라졌다. 대신 유통업체들이 신규 수요를 발굴하거나 새로운 고객사 발굴을 위해 노력할 때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해주는 솔루션 마케팅이 점차 제조업체로 확산되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솔루션 마케팅과 신수요 개발을 위한 대표 사례를 살펴보면 열연, 후판 부문에서는 포스코와 대동강업의 특수볼트 공동연구개발 건과 동양에스텍의 표준플레이트 신수요 개발 협력 강화 등이 있다. 또 냉연 부문에서는 포스코와 아주스틸의 포스맥 신수요 공동 개발 건을 찾아볼 수 있으며 대한철강의 설비 도입을 통한 현대제철과의 협력 강화 등이 모범 사례로 꼽힌다. 이밖에 봉형강 부문에서는 제조업체와 가공업계, 수요업계가 코일철근으로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사례가 있으며 강관 분야에서는 포스코와 강관업체들 간 강관비계 제품인 ‘UL700’ 판매 확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스테인리스 부문에서도 헤어라인 표면재에 대한 공동 개발 및 수요 창출을 위한 노력 사례가 있으며 특수강 부문은 세아베스틸과 수요업체들 간 협약에 따른 단조 신규 시장 개척 등 역할 분담 채널 마련 사례가 있다.대형 제조업체들과 개별 업체들 간 상호 협력 사례가 점차 빈번해져가고 있는 가운데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한 제조업체 및 수요업계와의 상생 강화야말로 유통업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로 보인다. 이와 관련, 포항지역 한 철강재 유통업체 관계자는 "상품 가운데 마진이 가장 적다는 담배 값 마진 7%보다 못한 게 철강재다"라며 "제 살 뜯어 먹기식 유통은 근절돼야 한다"며 상생을 강조했다.
[경상매일신문=강동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