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6년이 흘렀다. 지난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은 소련제 탱크를 앞세우고 남침해 불과 사흘 만에 서울을 짓밟고 석 달여 만에 경상도 지역을 제외한 우리국토의 대부분을 유린했다.더 이상 물러설 수도 물러날 곳도 없는 절제절명의 위기를 맞아 나라가 바람 앞에 등잔불처럼 위태롭던 그 당시 “조국을 사랑하는 학도여, 조국의 운명은 여러분의 손에 달려있다” 이 한 장의 격문에 수많은 학생들이 교복을 입은 채 전쟁터로 달려 나갔다.이들은 낙동강 전선과 장사상륙작전 등에서 많은 공적을 세우고 이름 없이 산화한 학도병들도 있으나 66년이 지난 지금 우리들 기억 속에서 점차 잊혀져가고 학도병들의 값진 희생을 추념하는 행사 또한 극히 보기 드물다.각 지방자치단체도 한국전쟁 전몰장병이나 월남전 참전용사 추모비 등은 곳곳에 건립하고 매년 추념식을 갖고 있으나 학도의용군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행사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이러한 시기에 매년 6.25전쟁 참전 전몰 학도의용군 추념식을 대대적으로 개최해 이들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호국정신을 기리는 단체가 있다.바로 한국생명과학고등학교(구, 안동농림고등학교) 총동창회다. 한국전쟁 당시 아군의 최후 보루인 낙동강 방어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안동농림고등학교 재학생의 10%에 해당하는 75명의 학생들이 펜 대신 총칼을 들고 군번과 계급장도 없이 오직 구국충정의 일념으로 자진 참전한 것이다.당시 안동농림고 청년학도들은 불과 15~20세의 꽃다운 나이에 일신의 안위를 버리고 스스로 분연히 일어났으며 이 학교 학도병 75명 중 6명은 낙동강 전선에서 장렬히 전사했다.이들은 불타는 애국심으로 학업을 포기하고 죽음이 난무하는 전쟁터로 달려가 조국수호의 전선에서 몸을 불사른 것이다.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빛나는 별들이 아니겠는가?그러나 6.25전쟁 66년이 흐른 지금, 그 역사적 교훈은 점차 잊혀져가고 학도의용군으로 참전한 호국영웅들의 이름과 업적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더군다나 한국전쟁에 참전한 안동농림고 10대의 젊은 학도병들은 벌써 80을 넘긴 고령으로 해마다 몇 사람씩 세상을 달리하고 있고 현재는 40여 명만이 생존해 있다.한국생명과학고(구. 안동농림고) 총동창회는 매년 이들을 추념하는 행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 9월에는 학교교정에 호국영웅들의 나라사랑 정신과 이들의 값진 희생을 영원히 기리고자 ‘6.25 참전 호국학도 충의탑’을 건립해 학도의용군 75명의 이름을 새겼다.또한 충의탑 옆에는 이들을 추모하는 ‘빛나는 별’(글-조영일 시인)이란 제목의 추모시비도 함께 세웠으며 올해는 지난 6일 이곳 충의탑과 추모시비가 세워진 주변을 충의공원으로 조성하고 추념식을 가졌다.후배들과 지역민들에게 호국영웅들의 뜻을 기리고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길 수 있도록 개최한 추념식에는 500여명의 기관단체장들과 동문들이 함께 하였으며 내년부터는 매년 6월 호국의 달을 맞아 추념식을 갖기로 했다.이처럼 한국생명과학고 총동창회는 선배들의 업적을 기리며 추념식을 가지는 데는 누구보다도 한춘득(64) 총동창회장의 공이 크다. 한춘득 회장은 지난 2013년 4월 총동창회장직을 맡아 이들을 위한 추념비 건립의 필요성을 느끼고 지난해 9월 충의탑과 추모시비를 건립하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6.26 참전 호국학도 충의탑’ 건립행사에 소요된 사업비는 총 3억 원으로 이중 무려 2억여 원을 한춘득 회장의 사비로 충당한 것이다.동창회에서도 7천여만 원을 모금했고 학교에서 3천만 원을 지원해 선배 학도병 75명(전사자 6명 포함)의 호국정신을 영원히 기리게 됐다.안동농림고 32회 졸업생인 한춘득 회장은 안동시 태화동 출신으로 현재 서울에서 ㈜대한지오매틱스 대표이사로 있으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설공학부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우리나라 지리정보의 최고 권위자다.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석사)을 거쳐 관동대학교 대학원 토목공학과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한 회장은 철도건설공사에 관한 논문만도 수십 편을 발표하는 등 우리나라 철도설계 및 시공 자문위원직도 맡고 있다.평상시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한 회장은 한국가수협회 회원이면서 (사)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고문으로 있다. 특히 한 회장은 지난 2014년 8월 모교 후배인 김병걸(안동농림고 38회) 씨가 작사하고 가수 진성 씨가 불러 인기를 얻고 있는 노래 ‘안동역에서’의 노래비 제막에도 적극 협찬하고 모교 후학양성을 위해 동창회를 통해 매년 수백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모교와 지역사회 발전은 물론 동창회 활성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한편, 한국생명과학고등학교는 지난 1933년 3월 13일 안동공립농림학교로 설립 인가를 득해 4월 22일 개교한 이래 1950년 5월 20일 안동농림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중학교 병설)했으며 2007년 3월 1일 현재의 교명으로 변경했다.지난 2월 78회 졸업식을 가진 이 학교는 그동안 1만5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해 ‘힘써 배우고 바르게 행하여 능력 있는 주인이 되자’는 교훈처럼 국가와 지역사회 역군으로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다.[경상매일신문=임경성기자]- 한국생명과학고 6.25 참전 학도의용군 명단(75인의 빛나는 별) 강동혁, 강명준, 강성원, 강인경, 구본탁, 권기봉, 권오영, 권오진, 권태주, 김건우, 김경한,김노수, 김대일, 김도현, 김동수, 김만호, 김명년, 김병서, 김석윤, 김수모, 김양한, 김영우, 김영진, 김용을, 김주한, 김태동, 김필섭, 김화식, 남개원, 남식환, 류시연, 류시영, 박승우,박위민, 박인병, 백낙승, 서영수, 서영직, 손병도, 손영욱, 송보열, 심명균, 심이택, 안석대, 안승만, 엄용식, 우병익, 윤영길, 윤용하, 윤중한, 윤택정, 이동섭, 이성호, 이우식, 이원형,이장순, 이 준, 이창호, 이호경, 임일재, 장억창, 장용규, 장한수, 정익수, 조래섭, 조병식,조영주, 조주목, 현경기(전사자) 김진락, 김최식, 남규석, 이장복, 임갑재, 전춘환- 추모시비 내용빛나는 별                            글. 조영일 시인눈이 부시게 빛나는 일흔다섯의 별 앞에 선다.젊음을 고스란히 불태워 산화한 별불굴의 용기 앞에 두 손을 모은다.가장 숭고하고 가치로운 투혼아직도 남아 선명한 피 끊는 소리국난을 이겨내고자 일어선 젊은이여역사의 간극이 멀어질수록 드높이조국의 산하에 남아 메아리치는 울림목숨을 건 가열한 함성이여백척간두 딛고 선 발자취신령 갑티재, 낙동강에 뿌린 피와 눈물 되새겨장열한 충혼 여기 비를 세워 기리느니눈이 부시는 일흔다섯 빛나는 별 영원하리라.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