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지역이 경북 칠곡군이 유력하게 거론되자 지역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사드 배치 반대의 목소리는 경북도와 대구시는 물론 정치권, 시민단체 등 모든 세력들을 망라하고 있다. 특히 배치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는 당사자인 칠곡 군민들의 반대는 민란 수준이다. 신공항 무산으로 실의에 빠진 지역민들이 사드 문제까지 겹치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지난 8일 성명서를 내어 칠곡의 사드배치와 관련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드를 배치할 부지를 결정한다면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김 지사는 앞서 지난 6일 칠곡군을 긴급 방문한 자리에서 "만에 하나 일방적으로 칠곡에 사드 배치가 결정된다면 550만 대구·경북 시·도민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런 기조에 대구시도 힘을 보탰다.대구시도 8일 “정부의 사드 배치지역 발표가 임박함에 따라 그동안 꾸준히 제기된 경북 칠곡지역 배치에 대한 지역민의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면서 “사드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희생과 양보만 강요할 경우 대구․경북민의 강력한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북도와 보조를 같이 했다. 사드배치 후보 지역으로 거론되는 칠곡군의 반대 목소리는 민란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지난 56년 동안 미군부대 주둔으로 지역 개발에 큰 피해가 발생했는데 사드 배치로 또다시 희생을 강요한다는 불만이다. `사드 칠곡배치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는 9일 왜관역 광장에서 칠곡군 주민 등 4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범군민 궐기대회`를 열었다. 특히 백선기 칠곡군수 등은 삭발을 하면서 "13만 군민은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최선을 다해 이를 막아낼 것"이라고 저항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또 궐기대회에 참가한 성베네딕토회 왜관수도원 및 칠곡지역 8개 성당 신부들도 공동성명을 내어 "칠곡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는 칠곡주민 반대에도 사드 배치를 강행한다면 평화를 지키는 양심세력과 한국천주교회 구성원 힘을 모아 반대 활동을 벌일 것"을 천명했다.이들은 궐기대회와 함께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13만 칠곡 군민 서명운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최경환, 이철우, 주호영 의원 등 TK 새누리당 의원들도 칠곡 배치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경산)은 지난 8일 가진 청와대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로 대구경북 민심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사드가 대구경북에 배치되면 지역 민심 악화를 더 가중시키게 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국정원 출신으로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김천)과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도 이날 청와대 오찬에서 박 대통령에게 “대구·경북에서 신공항은 안주고, 사드를 갖다 주느냐고 매우 격앙돼 있다”면서 지역의 민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민주당과 정의당 등 지역의 야당도 일제히 “사드는 국민을 안심시키지 못하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괴물이 되고 있다”면서 “국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이러한 졸속적 결정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경상매일신문=노재현·전차진·이태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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