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공항 건설공사 재입찰이 또 다시 유찰됐다.
수익성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나서지 않아 공사 입찰이 2차례 무산돼 사업비 증액과 개항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부산지방항공청에 따르면 공항 건설공사 재입찰에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부산지방항공청은 포스코건설과 대림산업이 1차 입찰에서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포기하자 지난달 30일 입찰을 재공고했다.
지난 14일까지 입찰 적격심사를 위한 사전심사 신청을 받아 8월에 입찰참가 적격자를 선정하고 12월 최종 낙찰자를 결정할 방침이었지만 사전 신청을 한 기업이 한 곳도 없어 유찰됐다.
이 공사는 1공구(2천182억 원)·2공구(2천869억 원)로 나눠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차례 유찰로 사업비 재산정을 위한 기본설계를 한 뒤 추진 방향을 다시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은 활주로 건설을 위해 바다를 메우는 데 사용할 울릉도 현지 석산 돌의 강도가 부족한 것이 뒤늦게 확인되자 입찰을 포기했다. 설계대로 현지 석산을 사용하지 못하고 육지에서 돌을 가져오면 사업비가 600∼800억 원 부족할 것으로 판단했다.
운송비용까지 더하면 1천억 원 정도가 더 들 것으로 건설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는 1년 전 울릉읍 사동리 가두봉에서 공항 건설에 필요한 352만㎥보다 많은 367만㎥의 피복석과 사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포스코엔지니어링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기본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공항 예정지 인근 가두봉에서 절취하기로 한 매립석은 강도가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그동안 2차례 입찰로 몇 개월을 보냈고 앞으로 재입찰을 위해선 기본설계, 예산확보에만 1년 이상 걸리는 등 사업 기간도 늘어날 전망이다.
기본설계가 끝나더라도 공사비 추가 확보나 공사 진행 방향 협의, 자문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울릉공항은 사동리 앞바다 23만6천여㎡를 메워 50인승 경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너비 30m, 길이 1천200m 활주로와 연면적 3천500㎡ 여객터미널을 갖춘다.
2017년 공사를 시작해 2020년까지 공항을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개항이 상당 기간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사업비는 공사비, 보상비 등을 포함해 5천755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증액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는 "공사비를 재산정하고 추진 방향을 협의하는 쪽이 가장 유력한 방안이다"며 "공사비 추가 확보와 설계 협의 등을 거쳐야 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상매일신문=조영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