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용흥.학산지구가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7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언제 개발이 진행될지 알 수 없어 주민들의 애만 태우고 있다.포항시는 지난 2009년 용흥동57-69번지 일대 일명 ‘용흥4구역’ 3만6천70㎡과 2010년 학산동 49-10번지 일원 일명 ‘학산1구역’ 1만9천820㎡ 주택 재건축 사업예정구역으로 지정하고 주거환경 개선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7년여가 지난 지금도 개발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특히 용흥 재개발지역은 지난 1998년 전국 최초로 도 단위 재개발 지구로 지정됐지만 조합원들의 의견이 갈리면서 2002년 12월 재개발구역에서 해제됐고 2010년 규모를 절반이상 축소해 재지정 된 이후에도 2013년 산불로 인해 주택 대부분이 소실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와 함께 거주하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불법건축물에서 생활하는데다 노인들이 많아 재개발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학산 재개발 지역도 용흥동과 상황이 비슷해 지역의 어려운 경제상황과 지가상승, 아파트 공급과잉 등으로 선뜻 나서겠다는 업체가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재개발 추진에 유리한 조합설립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고 민자를 유치해 토지나 건물을 직접 구매한 후 재개발하는 방식이 있지만 한꺼번에 많은 펀드를 조성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선뜻 나서는 사업자가 없다. 이외에도 지방자치단체나 LH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 등이 사업주체가 돼 재개발하는 방식도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주민들에 따르면 포스코건설 같은 대형 1군 업체 등이 개발에 참여한다고 나선다면 조합을 만들어 운영한다는 방침이지만 아무도 나서는 업체가 없어 수수방관만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그나마 학산동 재개발 지역의 경우 개인소유의 주택이 많아 어느 정도 수리나 보수를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반면 용흥동은 불법건축물이 대다수라 수리나 보수도 쉽지 않다보니 슬럼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다행스러운 건 얼마 전 인근지역에 `용흥시장블록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이 설립돼 낙후된 지역 분위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그것마저도 언제나 사업이 진척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포항에는 많은 재개발 지역이 있지만 장성지구와 두호주공의 재개발이 확정된 것 말고는 사업이 진척되는 곳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사업자들이 경제성을 따져 재개발 사업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조합이나 주민들의 이권 다툼도 한몫하고 있다” 며 “서로 윈윈할수 있는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고 덧붙였다.[경상매일신문=최성필기자]